창원 합성2구역 재개발조합 총회 앞두고 반대 집회
40~50평 대 주택 보상가 1~2억 불과

7일 오후 6시 해 질 무렵 창원시 합성2구역 재개발지역에 주민들이 하나둘 모였다.

이날 주택재개발 비상대책위원회는 재개발반대 집회를 했다. 집회는 12일 오후 7시 마산운동장 올림픽기념관에서 열리는 재개발조합 총회를 앞두고 반대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다. 총회는 이주와 철거 등을 위한 관리처분계획안 의결이 안건이다.

머리가 희끗한 한 주민이 담배를 물고 인상을 찌푸리며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와 안 나오노."

오후 6시 30분쯤 서른 남짓 모인 주민들이 주섬주섬 붉은 깃발과 현수막을 꺼냈다. 지난 2014년 이 동네는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붉은 깃발이 걸렸었지만 지금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노익 비대위원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가 삭으니까 깃발이 사라졌다. 사람들이 힘드니까 다시 안 걸고 있지"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9월 조합이 설립됐다. 갈등은 꼬박 10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반대 주민들은 2013년 '합성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해산신청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지난해 12월 기각됐다. 2심 재판부가 208가구 중 104가구 해산 동의서만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려 단 1가구 차이로 조합 해산 절차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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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창원시 합성2구역 재개발 반대 주민들이 집회 준비를 하고 있다. /김희곤 기자

'삐익~' 확성기 소리가 골목을 채웠다. 주민들은 조합 사무실 맞은편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지나는 동네 주민들이 무심한 듯하면서도 시선을 멈춘다.

노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이어갔다. "행정도 법원도 우리 편은 아무도 없다. 우리가 돈이 없고 우리가 힘이 없으니 믿을 곳이 없다. 결국 우리 스스로 삶을 돌봐야 한다."

주민들은 현수막을 들고 골목골목을 돌았다. 이들은 "재개발 중단하라", "반값 보상 웬말이냐", "동의서 도장 찍으면 그날로 죽는다" 등을 외쳤다. 인근 상인들이 빼꼼히 내다보기도 하고, 한 주택에서는 창문을 열고 밖을 보더니 이내 닫아버렸다.

반대 주민들이 골목을 돌다 재개발에 적극 동조하거나 보상을 많이 받은 주민의 집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이 집은 얼마 받았느니, 저 집은 얼마 받았느니 속속들이 사정을 알고 있었다.

오후 7시 40분쯤 집회는 끝났다. 한 주민은 "재개발을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현실 보상을 해야지. 시세 절반도 안 된다. 사업시행 인가가 난 2011년부터 보상가는 여전히 그대로다. 40~50평 집이 1억~2억 안팎이라는 게 말이 되나. 그게 6년이 지난 지금도 1원도 안 올랐다. 한평생 살아온 집 뺏기고 다른 데 가서 전세나 겨우 구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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