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차원이라며 생산자는 빠져
예산으로 가는 만큼 제대로 운영해야

허기도 산청군수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2박 3일 동안 베트남 관광객 유치와 농특산물 수출 판로 개척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했다. 산청군 내 특정 숙박업체 회장과 사장, 본부장 등 3명과 군의회 심재화 부의장, 군청 공무원 등 9명이 동행했다.

이번 허 군수 일행의 베트남 방문은 지난해 산청군과 베트남 종합 무역회사인 PALO사와 산청한방가족호텔 삼자 간 체결한 업무협약 후속 조치다. 베트남 PALO사와 호찌민 시 투자청 공식 초청에 의한 것으로 허 군수와 심 부의장 등 공무원들은 현지 숙박비용을 제외한 항공료 등 경비는 군 예산으로 1000여만 원이 들어갔다. 한방가족호텔 관계자 경비는 자부담이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장이 관광객 유치와 농특산물 수출을 위해 국외에 나가 판로 개척활동을 하는 것 자체를 지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허 군수 베트남 방문은 몇 가지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먼저 이번 베트남 방문이 관광객 유치와 농특산물 판로개척을 위한 방문임에도 숙박업체 관계자만 포함하고 농특산물 생산자단체 관계자는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방문이 시장 조사 차원이기 때문에 농특산물 생산자 단체 관계자는 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말 그대로 시장 조사 차원이었다면 공무원보다 농특산물 생산자 단체가 직접 현지를 방문하여 시장 조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군은 그동안 허 군수가 중앙 부처나 국회 등을 방문할 때는 '산청군 주간 일정' 등에 게재해 모든 공무원들이 알게 한다. 이번 허 군수 베트남 방문은 개인 관광이 아니었음에도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일정을 게재하지 않은 것은 의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농특산물 판로 개척을 이유로 다른 목적도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군은 이번 베트남 방문에 대해 실과장 회의에 보고가 돼 직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일부 직원들은 방문 사실조차 모르는 것에 어떻게 해명할지 궁금하다.

여기다 군은 이번 베트남 방문은 베트남 종합 무역회사인 PALO사와 베트남 호찌민 시 투자청의 공식 초청으로, 초청장을 받고 베트남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허 군수 방문 때 PALO사 공식 초청장만 받고 호찌민 시 투자청 초청장은 받지 않고 간 것으로 확인돼 처음부터 호찌민 시 투자청의 공식 초청 계획은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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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국가 기관이 방문할 때 호찌민 시 투자청과 같은 국가 기관의 초청장을 받고 방문하는 것과 받지 않고 방문하는 것에 많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청장 의미가 크게 작용한다는 풀이다.

국외 방문 목적에 맞는 방문단을 꾸려 산청군 예산을 들여 가는 만큼 제대로 된 절차와 준비 과정을 거쳐 큰 효과를 가져 올 수 있게 하는 산청군이 되길 군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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