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산을 찾는 분들 많다. 하지만 무리한 산행은 예기치 않은 척추, 관절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매서운 추위로 인해 척추와 관절, 인대, 주변 근육 등의 유연성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다. 또한 추운 날씨에는 자연스럽게 외부 활동을 비롯한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척추 주변 근력 또한 약해지게 된다. 겨울 내내 관절 및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져 있다가 갑자기 봄철 활동량이 늘어나면 몸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거운 배낭 무게와 무리한 움직임에 의해 자주 발생하는 요추염좌와 척추후관절증후군, 무릎관절증, 회전근개파열 등이 등산 시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질환들이다.

무리한 등산, 각종 질환과 골절 위험 높아

하지만 무리하게 등산을 할 경우 각종 질환과 골절 위험 또한 뒤따른다. 특히 내리막길에서는 본인 체중의 약 3∼5배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려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등산할 때는 평지에서보다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척추 관절에 부담이 적다. 오르막길에서는 가슴을 편 상태에서 땅을 발바닥 전체로 디디면서 걸으면 충격이 완화되며 내리막에서는 체중이 허리에 전달되지 않도록 보폭을 좁혀서 보행하는 것이 좋다.

등산 시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권장한다. 등산스틱 외에는 가급적 손에 물건을 들지 말고, 배낭은 반드시 어깨 양쪽으로 매어 한쪽으로 하중이 몰리지 않게 주의하면 안전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척추를 지지해주는 척추후관절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척추 후관절 증후군'과 척추 뼈 안에 디스크가 압력에 의해 밀려 나와 신경을 누르면서 요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허리디스크'는 봄철 산행 후에 자주 발생하는 척추질환이다. 만약 산행 이후에 허리, 골반이 쑤시는 듯 아픈 느낌이 들거나 허리를 앞, 뒤로 젖히거나, 몸을 옆으로 돌릴 때 통증이 있다면 척추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등산이 많은 봄 계절에 가장 많은 무릎질환은 '무릎관절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결정자료 중 무릎관절증의 진료 인원을 월별로 분석해보면 매년 3~5월, 9~10월 사이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증가율이 가장 높을 때는 3~4월이었다.

등산 전 보호 수칙

등산 중에는 늘 허리를 펴서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 경사를 오를 때는 무게중심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내디딜 때 자세를 바르게 해줌으로써 허리로 무게가 실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하산 시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평지의 3배가 넘는다. 긴장된 자세에서 무릎을 더 많이 구부리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내리막길에서는 뒤쪽 다리의 무릎을 평상시보다 더 깊숙이 구부려 앞쪽 다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요령이다. 허리를 똑바로 세우는 자세만으로도 무릎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고 특히 발목 부분을 잘 고정시켜야 한다. 발목 부분이 느슨할 경우 발목이 삐는 등의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발 바닥에 충격을 흡수하는 깔창을 깔아 발바닥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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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제언 마산서울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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