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참사가 일어난 경남은 지금 어수선하고 분주하고 침울한 분위기이다. 그만큼 이번 사고는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사고가 발생한 후 곧 각 방송사에선 속보를 전했다. 상황을 빠르게 전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유가족을 취재하기 위해 쉴 틈 없이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는 모습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가족의 생사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끈질기게 인터뷰를 요구하거나, 사진을 찍는 모습은 ‘취재경쟁’이라는 단어를 생각나게 했다. 급기야 한 방송사에선 그들이 취재한 현장 자료가 타 방송사에 비해 30분정도 빨랐으며 그 결과는 부산방송과의 협력에 의한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어이가 없었다. 밤새도록 현장소식을 전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빠른 취재를 자화자찬(.)하는 듯한 보도는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자제했어야 했다. 물론 그 보도에 있어서 힘들게 산길을 올라 가쁜 숨을 몰아쉬며 현장 촬영과 보도에 힘쓴 사람들의 노고는 치하할만 하나 시점을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는 사회적인 글이다. 따라서 ‘독자나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함께 생각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독자나 시청자들을 위해서만 기사를 작성해서야 되겠는가. 기사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들은 유가족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기사를 작성하고 보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사의 작성이나 보도에서 좀 더 윤리적인 모습이 보여졌으면 한다. 기사는 사실.정확.신속 등의 특징이 있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윤리의 덕목을 첨부하고 싶다. 물론 이론적으로 윤리는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 의미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금은 취재경쟁 속에서 유가족의 입장을 기사거리로 만들기보다 그들을 위로하며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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