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축제장 손님 북적
인근 횟집·밥집 등 썰렁
"노점 영향·예년만 못해"

축제장과 지역 음식점·전통시장 표정은 극명하게 달랐다.

올해 진해군항제가 한창인 가운데 발 디딜 틈 없는 축제장과 달리 지역 음식점·전통시장은 상대적으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상인들 사이에서 지역 상권을 실질적으로 살릴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낮 12시쯤 창원 진해구 충무동 중앙시장 지하 회센터를 찾았다. 이곳은 여느 수산시장처럼 회를 떠 '초장집'에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시장은 점심시간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

시장에서 걸어서 이동 가능한 거리에 '벚꽃 명소' 여좌천과 중원로터리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썰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초장집을 둘러보니 보통 한두 테이블에 고객이 있었다. 단체 손님이 있는 곳은 없었다. 회를 뜨는 곳에 해외 단체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3일 낮 12시 30분께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중원로터리 부근 모습. /우보라 기자

상인 말은 이 풍경과 궤를 같이한다. 횟집을 운영하는 박명순(60) 씨는 "22년째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지만 군항제 기간이라고 해서 매출이 늘지는 않는다"며 "게다가 원래 오던 손님들은 축제 기간 교통이 불편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씁쓸해했다.

주요 축제장인 중원로터리 부근 상인 사정도 비슷하다.

18년째 국밥집을 운영하는 조홍래(57) 씨는 "가게가 행사장 바로 앞이라 축제 때 매출이 전혀 오르지 않는 것은 아니다"고 운을 떼면서도 "여좌천, 경화역 등 주요 축제장에 노점 영업이 활발해진 탓인지 예전만큼 매출이 늘진 않는다"고 말했다.

창원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진해군항제에는 내국인 248만 3000명, 외국인 21만 7000명 총 270만 명이 방문했다. 방문객 총지출액은 766억 원이었다. 이는 시가 2012년 문화관광축제 1인당 소비 지출 평균액 5만 6720원을 근거로 관광객 한 명이 반나절 동안 5만 6720원 절반에 해당하는 2만 8360원을 썼다고 가정하고 산출한 것이다.

'방문객 총지출액 766억 원'과 '미미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 이 간극을 좁히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3일 낮 12시께 창원 진해구 화천동 중앙시장이 방문객이 없어 한산하다. /우보라 기자

박성원(61) 진해중앙시장 번영회장은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지역 맛집·전통시장 적극적인 홍보 등을 주문했다. 관광객 발길을 더 오래 잡을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진해가 관광 자원이 얼마나 풍부한 곳인가"라고 되물으며 "군항제 기간 스쳐가는 곳으로 남을 게 아니고 사람들 발길을 더 붙잡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시 관계자는 "상인들이 지적하는 바에 공감하고 있다"며 "군항제 기간 지역 상권을 현실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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