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해결 '뚝딱' 장흥 맥가이버
자격증 10개 보유 9년째 이장직
'주민편의'앞장 '광진교차로 선형 개선'숙원

진주시 집현면 장흥마을은 아파트가 밀집한 초장동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그래서 자연마을과 함께 도로변을 따라 창고·유통업체 등이 하나둘 생겨나고 전원주택을 겸한 주택 신축도 늘어나면서 마을 모습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20년 전만 해도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수박, 호박 농사가 많았지만 지금은 고령화로 말미암아 주로 논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됐다. 60가구 100여 명이 사는데 70, 80대가 대부분이다. 도심과 가깝고 땅값도 올라 젊은 귀농인이 많지 않다.

이 마을의 김명석(49) 이장은 9년째 이장을 하고 있다. 김 이장은 창원의 대기업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적성이 맞지 않아 부모님이 계시는 장흥마을로 돌아왔다. 김 이장은 마을에서 아주 젊은 편이다. 손재주까지 있어 어르신들이 불편해 하는 것은 언제든지 해결해주는 '맥가이버'다.

그의 본업은 석재와 건축업이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서면 그가 살아온 흔적이 역력하다. 마라톤과 산악자전거 대회 참가 번호표가 즐비하고 드럼까지 있다.

국도 33호선 광진교차로가 위험하다고 설명하는 김명석 이장. /김종현 기자

김 이장은 "직장 생활을 할 때 마라톤과 산악자전거, 산악 오토바이까지타며 바쁘게 살았다. 드럼은 지금도 개인 레슨을 받고 동호회 연주도 하고 있다. 불교합창단도 함께하고 있다"면서 일상을 소개했다.

김 이장은 어지간한 가구는 직접 만든다. 사무실의 테이블뿐 아니라 난로와 아이들 침대까지 직접 제작할 정도이다.

그는 10개 정도의 자격증도 있다. 밀링, 선반, 아마추어 무선기사, 중장비까지 자격증이 있다. 특이하게 장례지도사 자격증도 있다.

김 이장은 "공고를 나와서 자격증이 많다. 중장비 자격증도 힘들지 않게 땄다. 그리고 석물을 다루려면 이장(移葬) 등도 해야 하기 때문에 장례지도사 자격도 획득했다"고 말했다.

김 이장은 최근 교통사고가 잦은 광진교차로 때문에 걱정이다. 국도 33호선이 직선화하면서 마을을 양분시켜버렸다.

기존 도로의 통행량이 줄었지만 대신 국도 33호선 광진교차로에서 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국도에서 마을로 들어가 진출로와 마을을 연결하는 굴다리의 거리가 가까워 사고위험이 아주 크다.

김 이장은 "구조적으로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선형을 개량해 달라고 몇 번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진출로 옆 소공원을 활용해 진출로를 조금만 여유 있게 우회시킨다면 사고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이장의 또 다른 희망은 마을 오·폐수 처리와 장재못 등을 정비해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김 이장은 "장재못과 서원못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곳이다. 이곳을 시민휴식공간으로 조성한다면 인근 초장동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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