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주차 혼잡, 쓰레기 투기
노점상 난립 등 행사장 일대 엉망
'당일치기' 관광 코스 지역경제 활성화 한계

올해 진해 군항제가 내일(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1~10일 열린다. 진해 주민·상인은 대체로 관광객 방문을 환영하면서도 교통 불편·쓰레기 무단 투기·노점상 난립 등이 올해도 반복될까 우려했다.

29일 오전 창원 진해구 여좌동 여좌천 로망스 다리 부근은 축제 개막 사흘 전임에도 군항제 대표 관광지임을 증명하듯 국내외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하지만 로망스 다리로 향하는 입구부터 문제점이 발견됐다. 여좌천로로 이어지는 충장로에는 나들이객을 실어 나르는 대형 관광버스가 줄지어 서 있었다. 여좌천로 굴다리 입구에는 관광객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쓰레기가 방치돼 있기도 했다.

주민·상인들은 근심이 가득했다.

충장로 부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설아(38) 씨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주는 건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만 벌써 쓰레기 무단투기, 불법 주차, 차량 공회전 등 문제가 많다"며 "가게 바로 앞 공영 무료 주차장에는 타지역에서 온 푸드 트럭·노점상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는 상도덕에도 맞지 않고 시민·나들이객이 사용해야 할 주차 공간을 빼앗는 것이어서 단속하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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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오전 창원 진해구 여좌동 여좌천 로망스 다리 부근 충장로 모습. 줄지어 선 대형 관광버스와 주차 차량으로 혼잡하다. /우보라 기자

학부모는 불편을 호소하는 것은 물론 안전도 우려했다.

신서윤(27) 씨는 "딸이 여좌천 부근 어린이집에 다니는데 승용차로 데려다 주려 해도 벌써 주차할 곳이 없다"면서 "불편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닌 데다 안전 문제가 우려돼 솔직히 진해 군항제가 반갑지 않다"고 밝혔다.

직장인은 올해도 출퇴근길이 '지옥길'이 될 것 같아 막막하다.

경화동 주민 김태형(29) 씨는 "작년 축제 기간 오후 10시쯤 창원에서 안민터널을 통해 집에 오는 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창원시가 교통 대책을 마련했다지만 솔직히 기대하지 않아 올해는 밤 12시 이후에 집에 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창원시정연구원의 '진해군항제 관광패턴과 관광객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군항제 관광객 10명 가운데 8명(80.9%)은 당일치기 관광을 했다. 이틀 이상 머문 숙박 관광은 19.1%에 그쳤다. 방문객들은 군항제만 둘러볼 뿐, 창원 시내 또 다른 관광지는 찾지 않았다. 응답자 73.5%는 군항제와 연계해 창원 시내 관광지를 둘러볼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같은 맥락에서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항제 기간 진해를 찾는 많은 사람이 대부분 당일치기로 사진 찍고 음식을 사먹고 가는데 이것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며 "주민들이 축제 기간 기꺼이 여러 불편을 감수하는 만큼 시가 지역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축제장이 주민 생활 공간과 맞닿아 있는 만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의 시민 의식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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