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성 결핵'과 달리 방사선 검사로는 발견 어려워
면역력 떨어지면 증상 나타나
치료 여부 상담해야

지난 24일은 '제7회 결핵 예방의 날'이었다. 이에 경남도와 창원시 마산보건소, 국립마산병원, 대한결핵협회 울산경남지부, 경남대가 연계해 지난 22일 경남대에서 결핵 예방 캠페인 및 현장 검진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 현장에서 결핵전문병원인 국립마산병원 김대연 병원장을 만나 결핵과 잠복결핵에 대해 알아봤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도움을 받았다.

◇ 결핵이란

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결핵균은 사람의 몸속에서만 살 수 있기 때문에 결핵 환자만 결핵균을 전염시킬 수 있다. 결핵환자가 기침할 때 나온 결핵균이 일시적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데 주위 사람들이 그 공기로 숨을 쉴 때 폐로 들어가 전염된다.

결핵은 주로 폐에서 발생하지만, 림프절, 척추 등 우리 몸 모든 장기에서 발생할 수 있다. 폐에서 발생하는 것을 폐결핵, 다른 장기는 폐외결핵이라 부른다. 전염성은 폐결핵에서만 있다.

국립마산병원 김대연 병원장은 잠복 결핵의 경우 무조건적인 치료보다 전문의와 상의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원정 기자

결핵 증상은 다양하다. 기침, 객담, 발열, 객혈, 식은땀, 체중 감소, 피로 등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초기 결핵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 건강검진을 하다 흉부 방사선 사진에서 우연히 발견하기도 한다.

뚜렷한 이유 없이 기침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 등 원인 파악을 위해 병원을 찾아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하는 것이 좋다.

결핵은 6개월 이상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고, 치료 시작 후 약 2주가 경과하면 전염력이 없어진다.

◇ 활동성 폐결핵과 잠복 결핵

최근 정부가 결핵과 관련해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잠복결핵 검진이다.

잠복결핵이란 결핵균에 감염돼 있지만 현재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이다. 즉 결핵균이 몸속에 있지만 휴면 중인 상태를 말한다. 이때에는 증상이 없고, 전염성이 없어서 다른 사람에게 균을 전파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결핵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에 5% 정도에서 결핵이 발생하고, 이후 평생에 걸쳐 5% 정도 발병한다. 즉 결핵균에 감염된 잠복결핵 감염자에서 10% 정도만 결핵이 발생하고, 나머지 90%는 평생 결핵에 한 번도 걸리지 않고 지내게 된다.

따라서 잠복 결핵 감염자에 대해서는 업무 종사 일시 제한과 같은 사회 격리 규제가 불필요하다. 신고 의무도 없다. 하지만 결핵 환자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다.

김 병원장은 "전염성 결핵환자의 밀접 접촉자 100명 중 30명이 결핵균에 감염돼 잠복결핵 감염자가 되고, 그중 3명이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복결핵은 결핵과 달리 흉부 방사선 검사나 가래(객담) 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난다.

인체 내 결핵균에 대한 면역 세포가 존재하는지 확인해 진단하는데,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나 인터피론감마분비검사로 잠복결핵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정부는 의료기관이나 어린이집 등의 집단시설 종사자와 만 40세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대상자 등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검진을 시행한다.

자료: 질병관리본부

◇ 잠복 결핵 치료는 선택

김 원장과 질병관리본부는 "결핵 치료는 의무, 잠복 결핵 치료는 선택"이라고 밝혔다.

잠복결핵 감염자는 면역이 약해지거나 하면 결핵균이 증식해 결핵 발생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학교 등에서 잠복결핵 감염자가 발생하면 치료를 하게 된다. 치료는 1~2가지 항결핵제를 3~9개월 복용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김 원장은 "무조건적인 치료보다는 결핵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한 후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면역이 떨어지는 사람이나 고령자, 의료인, 최근 감염자 등은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발병위험이 낮을 수 있고 치료약 부작용 등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염자 상황에 따라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잠복결핵은 약을 먹어 결핵균을 치료해도 그 결과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김 원장은 "결핵균에 대한 면역 세포는 한번 형성되면 보통 평생 지속되므로 이전에 결핵 또는 잠복결핵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거나 치료를 완료한 경우라도 양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잠복결핵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결핵 발병에 더욱 주의하고, 주기적으로 결핵 검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

◇ 도내 환자 2600여 명 등록

경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결핵환자는 3만 9781명이며, 그중 경남은 2602명이 등록돼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7억 6200만 원 증액된 31억 36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잠복결핵 검진 뿐 아니라 입원명령자 지원, 결핵환자 검진 등 현재 등록관리 중인 2602명에 대한 결핵관리 사업과 접촉자 역학조사, 중학생 및 결핵 취약계층 이동 검진 등 결핵 예방 및 조기발견 사업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또한 "시군 보건소, 결핵 민간·공공협력 의료기관, 대한결핵협회 울산경남지부와 결핵 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효율적인 결핵관리 사업 추진으로 결핵 조기 퇴치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