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전민숙 씨 길에 쓰러진 사람에 심폐소생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하트세이버 선정 예정

평범한 가정주부가 심폐소생술로 귀한 생명을 살렸다. 전민숙(49·창원 산호동·사진) 씨가 마산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빛났다.

지난 24일 오후 10시쯤 전 씨는 오랜만에 남편과 오붓하게 술을 마시기 위해 동네슈퍼에 소주를 사러 갔다.

계산을 하려는데 앞서 온 손님 ㄱ(36) 씨가 기침을 심하게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전 씨는 처음에 속으로 '술을 많이 마셨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ㄱ 씨가 먼저 나가고 슈퍼 주인에게 기침을 너무 심하게 해서 물을 한 잔 건넸다는 얘기를 들었다. 전 씨는 '천식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얼마 전 한 프로그램에서 천식 환자가 위급할 때 대응하는 법을 본 기억을 떠올리며 뒤따라갔다.

길을 가던 ㄱ 씨는 숨을 크게 한 번 쉬더니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전 씨는 "너무 놀랐어요. 당황하고 겁이 많이 났지요. 깨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당시를 기억했다.

전 씨는 이내 119에 신고를 하고 심폐소생술을 했다. 심폐소생술 배울 때 가슴이 5~6㎝가량 들어가도록 압박하라고 배웠는데, 갈비뼈가 부러지지 않을까 싶어 겁이 났다. 마침 지나가던 시민도 도왔다. 이 행인은 자신이 간호사라고 밝혔다. 전 씨는 "곧 119가 오고 구급대원이 응급처치를 했어요. 나중에 알았는데 ㄱ 씨가 쓰러지고 구급대원이 오기까지 4분가량 걸렸더라고요. 당시엔 20~30분 걸린 것처럼 느껴졌어요"라고 말했다.

ㄱ 씨는 다행히 병원 이송 중 호흡과 맥박이 돌아와 이튿날 무사히 퇴원했다.

심정지 환자를 살린 전 씨는 '하트세이버'로 선정될 예정이다. 전 씨는 "그냥 배운 거니까.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전하며 쑥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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