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는 남녀노소, 그리고 시대를 불문하고 읽히는 고전이다. 영어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정복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는 외국어다. 이 둘이 만난다면· 단순히 둘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부가적으로 추가되어야할 것이 있다. 지루하지않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것. 이 모든 필요충분조건을 충족시켜 <만화로 배우는 영어 삼국지>라는 이름을 단 책이 탄생했다.
국내에서 첫 시도된 이 책은 나관중의 원작을 바탕으로 중국인이 직접 그림을 그렸다. 내용은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 소속 중·고교의 유능한 현직 교사 35명이 참여해 저술했다.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고, 상세한 영어해설과 풍부한 설명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는 1996년 발족한 단체로 회원교사(초중고교사·학원영어강사·대학교수·기타) 100여명, 회원학교 80여개교, 소속 학생들이 10만명인 연구회다. 21세기연구회는 책출간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참다운 용기와 정의가 무엇인지를 일깨우고, 인간의 도리가 무엇이며 정도(正道)를 가지않고 권모술수만 쓰는 사람의 말로가 어떤 것인지 가르쳐주고 싶었다’고 밝힌다.
기성세대도 부모님 몰래 숨어서 본 만화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추억을 지니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에게 있어 만화는 보다 친숙한 소재가 되어있다. 문제는 일본만화의 인기가 급증하면서 지나치게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만화가 많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이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말해 건전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한국만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은 강조되지만 실제 학생들은 기대만큼 독서하지도 않고 독서능력도 부족한 상태다. 선진국에서도 이런 학생들의 동기유발을 위해 교양서적이나 교과서들을 이해하기 쉽고 지루하지 않으며 보기좋은 만화책으로 만들어 호응을 얻어가는 실정이라고 한다.
책은 전체 20권이다. 왼쪽 페이지에 영어로, 오른쪽에 한글과 영어에 대한 주석이 실려있다. <삼국지>의 방대한 분량을 20권짜리 만화로 요약하기엔 부족한 감도 있으나 전체맥락을 이해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1편 ‘도원결의(桃園結義·The Oath of Fraternity in the Peach Garden)’편의 한 예를 보자. 유비와 관우 그리고 장비가 만나 마침내 의형제를 맺는 순간이다. ‘의형제로서, 힘과 마음을 같이 하기로 맹세하옵나이다. 천지신명이시여, 이 결의를 깨는 자에게는 벌을 내리소서(As sworn brothers, we pledge to combine our strength and purpose. May Heaven scourge whosoever breaks this vow).’
일반인도 재미삼아 읽기에 부담없다.
21세기 영어교육연구회는 또한 싱가포르의 ‘ASIAPAC BOOKS’출판사와 국제계약을 맺어 번역출판 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지북. 각권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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