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쪼개기' 사천시의회, 한대식 후반기 의장 선출
의원 간 갈등·다툼 '잠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천시의회의 후반기는 바른정당 한대식(사천읍·정동·사남·용현) 의원이 이끈다.

한대식 의원은 27일 오전 11시 열린 사천시의회 제7대 후반기 의장 보궐선거에서 출석의원 11명 가운데 6표를 얻어 1표를 획득한 같은 당 윤형근(동서금·벌용·향촌)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무효 3표였으며 기권은 1표였다.

무소속 박종권(동서금·벌용·향촌) 의원은 투표 직전 정회시간에 자리를 비웠다가 복귀하지 않아 기권처리 됐으며 '개인 사정'을 사유로 의장직을 사퇴했던 김현철 의원은 본회의장에 불참했다.

후보로 등록했던 더불어민주당 최용석 의원은 투표 직전 정견발표를 통해 '정권교체에 온 힘을 다하겠다. 민주당 대선 승리의 밀알이 되겠다'며 사퇴했다. 하지만 후보등록 과정에서 같은 당 김영애 의원과 벌어졌던 말다툼 등 갈등 때문에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27일 오후 사천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후반기 의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바른정당 한대식 신임 의장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날 윤형근 의원은 정견발표를 통해 "최용석 의원이 의장 후보 등록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김영애 의원에게 '정신이 나갔나. 미쳤나', '확 때려버릴라' 등의 막말을 일삼았다. 같은 당 여성의원에게 폭언과 행패를 부리는 이런 후보자가 어떻게 사천시의회를 대표하고 이끌어 갈 의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 시민만 바라보고 시민 이익과 행복추구를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의정활동을 펼치는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봉균 의원도 "동료의원과 그날 현장에 있었던 공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일 줄 알았는데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다. 정말 뻔뻔하다"며 최용석 의원을 향해 날 선 비판을 했다.

하지만 최용석 의원은 "서로 격한 발언이 오간 것은 사실이지만 때리려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의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윤형근·김봉균 의원이 주장하는 김영애 의원을 대상으로 한 폭언 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의 당사자인 김영애 의원이 '후보등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현장에서 최 의원이 위협했다'고 주장해 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이번 의장선거가 '의장·부의장 임기 쪼개기 야합'이 깨졌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현철 의장에 이어 6개월간 의장직을 맡기로 했던 최갑현 의원이 후보등록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갑현 의원은 김봉균·김영애·윤형근·정지선 등 초선의원 4명이 '임기 쪼개기 야합'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것은 물론 12월부터 의장직을 맡기로 했던 한대식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는 등 급격하게 상황이 변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 불출마한 것으로 보인다.

한대식 의장은 "우리 7대 시의회가 의장 임기 쪼개기 논란 등으로 시민에게 걱정과 실망을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며 "중도 사퇴 없이 내년 6월까지 의장직을 성실히 수행하겠다. 동료 의원 간 소통과 단합, 신뢰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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