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내 곳곳서 어린이 체험전
눈높이 맞춘 일러스트 전시
놀이터로 구성 상상력 키워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하기에 좋다. 때마침 어린이를 위한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창원 3·15아트센터 '우리 동네 놀이터',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솔솔 색깔바람', 창원 경남도립미술관 '상상공작소-매직월드'(관련기사 2월 6일 자 18면·3월 6일 자 19면) 등이다.

◇'우리 동네 놀이터' = 지난 22일부터 창원 3·15아트센터 제1·2전시실에서 열리는 '우리 동네 놀이터'는 체험전과 일러스트전으로 구성됐다.

1층 제2전시실은 아이들이 전시장에서 '몸 풀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뒀다. 몸집이 작은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매트 위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시소를 탈 수 있다.

▲ 창원 3·15아트센터 '우리 동네 놀이터'에서 전시 중인 이석구 작가의 '두근두근' 작품. /창원문화재단

꽃 그림이 그려진 예쁜 텐트에 쏙 들어가서 숨을 수도 있다. 공기를 주입해서 푹신한 비닐로 만든 놀이터를 헤집고 다니며 놀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깡총깡총 뛰어서 넘을 수 있는 작은 허들도 세워뒀다. 평균대, 탁구장, 링 등을 두고서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한다.

온몸으로 뛰어놀던 아이가 차분하게 앉아서 종이 위에 색연필로 친구, 가족들의 얼굴을 그릴 수 있는 공간도 준비됐다.

2층 제1전시실은 작가들의 따뜻한 일러스트 그림으로 다양한 방을 꾸몄다. 박준영 작가의 '카페', 에나킴 작가의 '동물병원', 박솔빛 작가의 '사무실', 이석구 작가의 '빵집', 로리 작가의 '꽃집'을 만날 수 있다.

창원 3·15아트센터 '우리 동네 놀이터'에 마련된 놀이터 공간. /우귀화 기자

또한 이수희 작가의 '그림책방', 복태 작가의 '장난감 가게', 양재영 작가의 '동물원', 성낙진 작가의 '의상실', 구나현 작가의 '사진관', 김혜연 작가의 '구두샵', 홍원표 작가의 '유치원' 등 작가 12명이 저마다 특색 있는 작품을 전시장에 걸었다.

작가마다 어떤 작품을 그리는지 설명도 곁들였다. "로리 작가는 '아이 마음'을 표현합니다. '어른'이 되어 잊힌 어린 시절, 동심을 상상하여 그립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알록달록한 예쁜 그림과 어른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작품도 보인다.

창원문화재단 측은 "봄이 시작되는 3월부터 5월 가정의 달까지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이번 체험전은 우리 눈에 익숙한 작가의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감동을 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다양한 작가들의 그림은 아이에게 창의력을 키워주는 자극제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그림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줄 것"이라고 전했다.

창원 3·15아트센터 '우리 동네 놀이터'에 마련된 그리기 공간. /우귀화 기자

전시는 5월 12일까지.

◇'솔솔 색깔바람' = 지난 2월 시작된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의 '솔솔 색깔바람'전은 아이들이 기다란 천 사이를 오가며 놀 수 있게 꾸며졌다.

돔 하우스 한쪽 공간에 마련된 어린이를 위한 예술놀이터 '키움(ki;um)'이라는 공간에서 열리는 전시다. '키움'은 '키즈(kids)'와 '뮤지엄(museum)'의 앞과 뒤의 글자를 조합해 만들었다. 지난 2015년 약 115㎡(35평) 공간에 생겼다.

지난해 '스페이스 알파비트(Space Alpha Bit)'전이라는 이름으로 알파벳 등의 블록을 쌓고, 높낮이를 뒀던 공간이 깔끔하게 정돈됐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키움 '솔솔 색깔바람'전 모습.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이번 '솔솔 색깔바람'전은 어느 때보다 전시장이 간단하게 구성됐다. 바닥에 색깔 방석을 두고, 천장에 비치는 고운 천 가림막을 쳐 두고서 아이들이 헤집고 다닐 수 있게 만들어놨다.

아이들이 바람을 일게 만들어서 천속을 거닐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갈 수 있다. 하늘거리는 색색의 천이 나부끼면서 아이들과 어우러진다.

전시는 내년 2월 18일까지.

◇어린이 관람객, 미술관서 비중 커 =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는 해마다 두드러진다. 미술관 등 전시 공간에서 전체 관람 인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지난해 전체 관람 인원 43만 5277명 중 미취학 아동과 어린이(초등학교 1∼6학년) 관람객이 11만 5751명(27%가량)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아동과 어린이는 가족을 동반하기에 실제로는 더 많은 관람 인원을 모으는 셈이다.

경남도립미술관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관람객 14만 6478명 중 13세 미만, 영유아 관람 인원이 5만 4558명이었다. 어린이 관람객이 전체의 37%가량을 차지했다. 미술관 전시실 중 일부를 어린이미술관 전용으로 만들자는 의견도 내부 논의에서 나오기도 했다.

창원문화재단은 올해 유독 어린이 전시를 많이 연다. 여름에는 앤서니 브라운 전시를 열 계획이다.

황무현 마산대 아동미술교육과 교수는 "예전에는 방학 때 과제 하느라 수동적으로 미술관을 찾는 아이들이 많았다. 지금은 가족들이 여가 시간에 전시장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전시 기획자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참여형, 체험형 전시를 늘리는 추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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