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세월호가 물 위로 완전히 부양하여 반잠수선에 선적이 완료됐다. 정부는 빠르면 28일 세월호가 목포신항으로 향할 것이라고 한다. 세월호의 본격 인양 작업을 시작한 22일 이후 나흘 만에 사실상 인양에 성공한 것은 지난 3년간의 세월을 무색하게 한다. 침몰 후 1000일 넘게 세월호 인양이 시도조차 되지 못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의도적인 지연과 무관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가장 큰 성과야말로 세월호 인양일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인양 과정이 마냥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해양수산부가 인양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선미 램프를 마음대로 절단한 것은 큰 잘못이다. 세월호 침몰 당시 화물이 들고나는 관문인 선미 램프가 열려 있어 침몰을 앞당겼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었기에 선미 램프를 절단한 것은 침몰의 원인 규명을 어렵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해수부가 무슨 의도로 핵심 증거를 함부로 훼손했는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정부의 세월호 인양 작업을 감시해야 할 중립적인 기관이 없다는 것이 크게 아쉽다.

세월호가 물 위로 올라오면서 그것과 더불어 수면에 부상해야 할 진실도 허다하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우익단체들을 조종해 세월호 유족을 모욕하는 집회를 하도록 한 것은 특검에서 일부 밝혀졌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 원인과 과정, 침몰 후 박근혜 정부의 노골적인 세월호 탄압 등 세월호와 관련한 일체의 진실에 대해 국민은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 당일 7시간 행적은 아직도 오리무중이고, 세월호 침몰 전후 과정에 국가정보원의 개입 여부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다. 정치공작의 '명수'인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던 김기춘 씨의 역할도 의심스럽다.

이런 모든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려면 박근혜 정부의 노골적인 방해로 활동이 중단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부활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루속히 특조위 2기가 새로 꾸려져 기존 의혹 외에도 정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해 세월호의 진상 규명을 좌초시킨 것도 조사 대상에 추가되어야 할 것이다. 세월호는 인양되었지만 진실의 인양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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