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점에 가까워질수록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시장이 KOSPI(코스피)다. 그러나 현재 '전 고점 부근'이라는 기술적 의미 외에 다른 부담요인 실체는 아직 불분명하다.

올해 외국인 수급이 2100선 이후에 집중되는 배경에는 견고한 국내증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자리한다. 그리고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역시 바닥 수준이다. 환율을 비롯한 여타 금융지표도 번잡한 뉴스 흐름과 달리 차분한 양상이다. 더불어 국내 정치 이슈 또한 소멸시효를 앞둔 상황이다. 현 증시 모멘텀(동력)은 뚜렷한 경기회복과 그에 따른 실적개선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현재 국내 증시 밸류에이션은 고평가 여부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더불어 유가, 환율 등 주요 거시지표에서도 유의미한 위험신호가 감지되지 않는다. 특히 최근 사드 이슈가 국내 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걱정 역시 과거 대만과 일본 사례에 비춰 볼 때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 파국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인플레이션으로 표현되는 경기회복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은 신흥국 주식시장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근거하고 있으며, 최근 신흥 시장 상대 우위는 신흥국 높은 인플레이션 반응 승수로 설명할 수 있다. 국내 증시는 이러한 환경에서 높은 이익성장과 안정적인 펀더멘털을 보유한 시장으로, 장기간 소외국면에서 본격적인 재평가 과정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현 증시 특성 중 하나인 대형주 편중 심화는 당분간 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차적으로 현 수급 배경이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 외국인 수급 역시 패시브(수동적) 형태 자금에 근거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때 신흥국 자금 유입 역시 패시브 스타일이 앞으로도 지속함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인덱스 바스켓(복제 현물)을 사들일 때 대형주를 우선 편입해야 하는 특성이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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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현 섹터별 EPS(주당순이익) 성장률과 밸류에이션 현황 역시 대형주 강세를 지지하는 양상이다.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소비재는 상대적으로 높은 PB(주가순자산비율)와 낮은 이익성장률을 보이기 때문이다. 유틸리티와 금융 섹터는 절대적으로 낮은 PB 자체가 수급을 이끌 공산이 크다. 소재와 에너지, 통신은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균형이 돋보이고, IT 섹터는 압도적인 이익 성장률을 바탕으로 시장의 주도 역할을 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현 KOSPI 매력요인이 되는 이익 성장과 밸류에이션 매력 역시 중소형주가 아닌 대형주로만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송종화(삼성증권 창원WM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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