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사들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 최종 확인
바다에서 완전히 빼내 목포로 이동 예정

세월호 인양이 최대 고비를 넘겼다. 25일 새벽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를 건져 올려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 싣는 선적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0시 50분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한 세월호를 오전 4시 10분 잠수사들이 수면 아래로 내려가 확인하면서 최종 선적 작업은 완료가 됐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은 지 1075일만이다.

선적이 완료된 세월호는 마무리 작업을 거쳐 4~5일 혹은 이보다 빨리 목포신항 부두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25일 오전 10시 인양 진행 과정과 향후 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진도군청에서 연다.

이날 세월호 인양은 피말리는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25일부터 파도가 높아지는 중조기가 시작되면 사실상 작업을 이어나갈 수 없는 만큼 반드시 24일 안에 세월호를 옮겨 실어야 했다. 작업은 25일을 갓 넘긴 새벽 가까스로 그 끝자락을 부여잡아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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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잠수선에 안착된 세월호 25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잭킹바지선에 고박된 세월호 선체가 반잠수식 선박의 상부 메인 데크 위에 안착되어 있다. / 오마이뉴스

초반 고비는 좌현 선미 램프였다. 세월호로 차량이 드나드는 출입구에 해당하는 이 개폐식 램프가 열려있다는 사실이 인양 과정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램프가 열려 있는 상태로는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의 잠수 범위보다 수면 아래에 있어 선체를 실을 수가 없다.

급히 제거를 결정했고 밤샘 작업 끝에 24일 오전 6시 45분 인양의 걸림돌이었던 선미 램프를 제거했다. 다시 와이어에 이끌려 부양을 시작한 세월호는 오전 11시 10분 목표 수위였던 수면 위 13m까지 떠올랐다. 여전히 물 아래로는 옆으로 누운 형태의 선체 폭 22m 중 9m가 가라앉아 있는 상태였다.

우주선 '도킹' 하듯 선박 위에 안착한 세월호

세월호는 오후 2시께 선박을 끌어올린 2척의 잭킹바지선과 연결하는 고박(묶기)작업까지 마친 뒤 반잠수식 선박 방향으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잭킹바지선으로부터 3km 남동쪽 해상에 떠 있던 반잠수식 선박이 물 아래로 잠수해 세월호를 완전히 들어 올린 후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체 동력이 없는 바지선의 특성상 예인선이 조류에 맞춰 바지선을 밀어내는 식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 역시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다. 조류가 맞지 않아 3시간가량을 하염없이 기다리던 세월호와 바지선은 오후 4시 55분에야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애초 계획은 바지선으로부터 1km가량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곳에 반잠수식 선박이 대기할 예정이었으나, 인양업체 전문가들이 회의를 거쳐 유속이 느린 지역으로 변경했다. 느리게 이동한 세월호는 저녁 8시 30분부터 본격적인 선적 작업에 착수했다.

이날 작업의 핵심은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으로 올려 싣는 작업이었다. 반잠수식 선박이 수면 아래에 있는 세월호보다 1.5m 가량 더 내려가 들어 올려야 하는데 파도가 높을 경우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반잠수식 선박이 서로 부딪칠 수 있다. 우주선의 도킹과도 비슷한 방식이다.

이철호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앞서 24일 오전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소조기 내에 세월호 선적을 위해서는 단위 작업들이 한 틈의 오차 없이 계속 다음 작업으로 딱딱 맞아떨어지면서 진행돼야 한다"고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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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잠수 선박에 실린 세월호는 사고 지점으로 약 87km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이동해 육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미수습자 9명 찾고 침몰 원인 밝히기 위한 조사 착수 눈 앞에

이제 남은 일은 세월호를 육상으로 무사히 옮기는 일이다.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겨 실은 세월호는 87km 가량 떨어진 목포신항으로 이동한다. 해수부 측은 "목포신항에 거치 되는 시점은 향후 인양 진행 상황을 봐 가면서 예측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세월호 내 미수습자 수색 작업이 시작된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중 미수습자는 9명이다. 선체 내부는 물론 세월호가 가라앉아 있던 해저 면에 둘러쳐진 가로 200m, 세로 160m, 높이 3m의 철제 담장 안쪽을 잠수사들이 직접 훑으며 수색 작업을 병행한다.

특히 세월호 인양 과정에서 선박 뒤쪽 개폐형 램프가 떨어져 나가 이쪽으로 선박 내부에 있던 물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램프는 높이 11m, 폭은 7.5m에 달한다. 해수부는 수색 과정에서 해저로 가라앉은 이 램프도 찾아내 인양한다는 방침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조사위원회도 꾸려진다. 국회가 추천한 5명과 유가족이 추천하는 3명을 정부가 임명하는 식인데 빠르면 4월 초에 정식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오마이뉴스 = 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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