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형 강소기업 투어] (5) ㈜삼양옵틱스
수동·자동 초점 교환렌즈 생산, 상장폐지 아픔 딛고 몸집 축소
광학렌즈사업 집중투자 거듭 성장…월드클래스300·코스닥 상장 도전

국내 유일 수동·자동 초점 교환렌즈 제조업체인 ㈜삼양옵틱스(대표이사 황충현)는 올해 상반기 두 가지 큰 도전을 시도한다. 우선 중소기업의 꿈이라 불리는 중소기업청·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 '2017 월드클래스 300'에 도전하고, 두 번째는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1972년 SLR 카메라용 렌즈 생산업체로 시작해 한때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까지 성장했던 삼양옵틱스는 재무 악화로 2013년 상장폐지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 회사는 특이하게도 사모펀드인 VIG파트너스가 2013년 8월 인수하고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해마다 매출이 급증하고 영업이익률도 2015년 30%에 이르렀다.

변화의 기점은 2013년 하반기였다. 삼양옵틱스는 그때까지 광학 분야 말고도 바이오·택배·전기자동차 부품 등 다양한 사업에 투자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VIG파트너스가 삼양옵틱스 주력인 광학렌즈 사업 부문만 떼 내 인수하면서 과감한 변화가 시작됐다.

삼양옵틱스 1층에 마련된 제품 전시장. 이 회사가 만드는 'CINE Lens' 제품군이 전시돼 있다. /이시우 기자

권태균 삼양옵틱스 상무는 "VIG파트너스 인수 뒤 중국·일본업체에 밀려 이익을 내지 못했던 CCTV 렌즈 사업에서 과감하게 철수하면서 몸집을 줄였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우리가 잘하던 렌즈 사업을 더 강화하고 제품군을 새롭게 구축했다. 그런 전략과 목표 수정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교환렌즈 시장에서 이미 대세인 자동 초점(Auto Focus, AF) 렌즈를 만들지 못했고, 수동 초점(Manual Focus, MF) 렌즈와 CCTV 렌즈에 의존한 매출 구조를 유지했다.

2013년 하반기 CCTV 렌즈를 버리는 대신 영화·고품질 영상용 렌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업영화 제작용(시네마 전용) 고화질 렌즈인 'Xeen'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출시했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감독 홍지영, 주연 김윤석·변요한·채서진)가 이 'Xeen' 렌즈로 촬영했고, 장나라가 내레이터로 참여한 MBC·CCTV 공동기획 3부작 다큐멘터리 <기후의 습격>의 약 30%도 이 렌즈로 촬영했다. 'Xeen'은 국내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성능 우수성이 알려졌고, 상업영화계에도 소문이 나고 있다.

더불어 보급형 DSLR 카메라 몸체에 장착해 영상 찍기(라이브 뷰) 기능을 강화해 전문가급 품질 동영상을 만들어 주는 'Cine(Pro Cine) Lens'도 출시해 각광받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새 단계로 진입했다. 2015년 12월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신공장을 완공해 생산 시설 이전을 마쳤고, 지난해 6월에는 자동 초점(AF) 렌즈(50㎜ F 1.4)를 출시했다. 수동 초점 렌즈 시대에서 드디어 자동 초점 시대를 맞은 것이다. AF 렌즈 제품군 확대와 함께 작년 11월 저가 교환렌즈 이미지를 벗고자 2종의 고가 렌즈 브랜드인 'XP(Experience Premium)'도 출시했다. AF 렌즈 제작, 프리미엄 제품군 출시로 시그마·탐론(Tamron) 등 일본 교환렌즈 전문업체뿐만 아니라 니콘·캐논·소니 등 기존 AF 렌즈 강자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수동 초점 교환렌즈에 그쳤던 이 회사는 3년여간 영화 제작용 고화질 렌즈, 영상 전문 렌즈, AF 렌즈와 프리미엄 제품까지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지난해 7월 21일 안상수(맨 오른쪽) 창원시장이 '2016 창원형 강소기업'에 선정된 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삼양옵틱스를 방문해 이 회사의 렌즈 생산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삼양옵틱스

2014년 466억 원, 2015년 559억 원(영업이익 176억 원), 2016년 626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약 95% 이상 국외에서 판 수출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전체 직원 140명 중 26명이 연구인력이고, 매출액 대비 평균 5%를 연구비로 꾸준히 쓰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액 대비 9%까지 연구개발비를 확대할 예정이다.

삼양옵틱스는 지난해 창원형 강소기업에 뽑혀 컨설팅을 통해 2020년 매출 1350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5 광학전문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와 전략을 명확히 했다.

권 상무는 "다음 달 말께 발표 예정인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되면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 청구서도 제출했다. 통과되면 5월 중순께 상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두 가지 도전에 온 힘을 쏟아 고품질의 광학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창원산업진흥원과 공동 기획했습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