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힘 기반으로 콘텐츠 강화
속도감 넘치는 영상·음악 매료

저주에 걸린 야수와 그를 구원해줄 용기있는 미녀 이야기 <미녀와 야수>가 개봉 6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디즈니와 만나면 특별해지는 마법은 2017년 돌아온 <미녀와 야수>에서도 유효하다.

프랑스 작은 마을에 사는 벨(에마 왓슨)은 모험을 꿈꾸지만 현실에서 넓은 세상으로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독서뿐이다.

사랑도 정복이라 여기는 전쟁 영웅 개스톤(루크 에반스)의 저돌적인 구애와 괴짜 소녀라 부르는 마을 사람들의 핀잔에도 벨은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느 날, 벨의 아버지가 야수(댄 스티븐스)의 정원에서 장미를 꺾었다가 도둑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다. 아버지를 찾아 나선 벨은 아버지를 대신해 야수의 성에 들어간다.

성의 주인인 야수는 신비로운 장미의 마지막 꽃잎이 다 떨어지기 전까지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하면 영영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저주에 걸려 있다.

85분짜리 애니메이션 영화는 129분 실사 영화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원작의 힘을 바탕으로 더욱 풍성해진 콘텐츠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이미 우리가 아는 내용은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진화한 기술 덕에 실사가 된 상상 속 모습엔 그저 넋을 놓게 된다.

특히 왕자와 함께 저주에 걸린 성 안의 사람들 이야기에서 상상력은 극대화된다.

말하는 시계 콕스워크와 촛대 르미에, 주전자 미세스 팟과 아들 찻잔 칩, 공작 먼지떨이 플루메트 등 실사로 구현된 사물들이 펼치는 쇼는 동심은 물론 어른들의 마음마저 훔치는데 부족함이 없다.

성을 지키기 위해 펼쳐지는 마을 사람들과의 전투는 이 영화의 백미를 장식한다.

성의 저주가 풀린 후 드디어 사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이완 맥그리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간달프 이안 맥켈런, 엠마 톰슨 등 명배우들의 등장은 깜짝 선물처럼 반갑다.

하지만 책에 집착하는 것만으로 변화한 여성을 그려낸 벨의 모습은 조금 아쉽다. 야수와 점점 가까워지는 매개체가 되는 것도 책이지만 사랑이 커지는 감정 속에서도 그저 책만을 소품으로 쓰는 것은 강박에 가까워 보인다.

그럼에도 반짝이 드레스로 감출 수 없는 벨의 호기심과 지식,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이를 위한 용기 등은 그저 미녀가 왕자를 만나 성안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여운을 남긴다.

새로운 것을 터부시하고, 다름을 이상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 맥락 없는 선동에 쉽게 동조해 버리는 저주에 걸린 마을의 모습은 어째 우리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무엇보다 음악으로 기억됐던 <미녀와 야수>는 이번 신작을 통해 더욱 공고해 질 듯하다.

원작에 참여한 앨런 멘켄은 이번 작품의 음악 또한 책임졌다.

'Beauty and the Beast' 'Be My Guest', 셀린 디온이 부른 엔딩을 수놓은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 등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귓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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