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관광지 두고도 품격 낮은 김해
명소 상호 연계성 높이고 차별화해야

'마차 열 량이 기차 한 량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길어도 마차는 마차일 뿐, 기차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양이나 수의 많음보다 '질(퀄리티)'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1000만 명 관광시대를 열어가는 김해시 관광정책을 이 논리에 대입하면 어떤 답이 나올까. 답은 주저 없이 관광지 수에 비해 관광의 질이 떨어진다로 모인다. 이른바 '관광 퀄리티'가 낮다는 뜻이다.

시가 관광객 수를 집계하는 공식적인 통계에서 드러난 관광지 수는 26개소. 이는 적지 않은 관광지 수다. 시 주요 관광명소들도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대표적 명소로는 가야국 시조대왕인 김수로왕릉과 허황옥 왕비릉, 천문대, 화포천생태습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다. 도자와 건축이 만난 김해클레이아크미술관과 가야국 전도사 격인 김해가야테마파크, 낙동강레일파크도 자리하고 있다. 김해는 고대 왕에서부터 현대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훌륭한 관광지를 두고도 고품격 관광도시로 승화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시만의 차별화된 관광화가 시급하다.

지난해 시 관광객은 총 750만 2700여 명에 이른다. 1000만 명 관광시대에는 무려 200만 명 이상이 모자란다.

가야는 태생적으로 국제도시였는데 시 관광객 대다수는 내국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김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고작 1만 381명에 그쳤다. 한 달 865명으로 평균 1000명도 안 된다. 50만 명이 넘는 대도시치고 외국인 관광객 한 달 평균 1000명 미만이면 '관광 도시'로 부르기도 민망하다.

이런 요인에는 시 주요 관광지의 상호 연계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꼽을 수 있다.

개선책은 없을까. 해법은 자연에서 찾을 수 있다. 마주 보며 어느 정도 떨어진 산과 산은 '구름다리'로 연결해 효과를 높이듯 시도 서로 떨어진 관광명소들을 연결할 '중간 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유명 관광도시는 수많은 내·외국인들로 북적댄다. 무색·무취의 도시에 관광객이 몰릴 리가 만무하다.

도시 관광 퀄리티는 그 도시의 경쟁력과도 비례한다. 시가 야경·벽화도시 변모나 아니면 도시를 새로 디자인하는 것도 관광 퀄리티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다. 현 관광명소들을 어떻게 잘 연계하느냐에 시 관광도시의 성패가 달렸다.

박석곤 기자.jpg

다행히 시는 허황옥의 인연을 계기로 최근 인구 12억 나라 인도와 관광과 경제교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는 천혜의 관광자원이자 '외국인 관광객 빈곤도시'라는 오명도 씻어낼 수 있는 무기다.

마차의 객차(관광지 수)만 늘리기보다 한 량이라도 품격있는 기차 객실을 꾸미는 데 올인해야 할 때다. 고품격 관광지는 마치 높은 산의 눈처럼 멀리서도 잘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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