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부경찰서 협조체계 구축
최근 사건·검거 사례분석 공유
은행원 초기 대처 중요성 강조

지난해 9월 한 60대 노인에게 수사기관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개인정보가 유출돼 누군가 대출을 하려고 한다. 가지고 있는 통장 잔고를 전부 현금으로 찾아서 세탁기, 냉장고 등에 숨겨 놓고 주민자치센터로 가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아라."

이 노인은 겁이 난 나머지 시키는 대로 했고,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으러 간 사이 범인들은 돈을 훔쳐 달아났다.

다행히 범인들은 검거됐지만, 창원을 비롯한 전국에 있는 노인 8명이 이 같은 수법에 1억 1000만 원을 빼앗겼다.

같은 해 11월에는 한 금융기관 창구에서 평소 금전적 거래가 없던 한 통장에서 다량의 현금이 들어오고 나가자, 이를 '보이스 피싱 인출책'으로 의심한 은행직원이 현금을 찾으려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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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오후 3시 창원중부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보이스피싱 예방·신고홍보를 위한 금융기관 간담회’가 열렸다. 김희규 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조사결과, 이 사람은 현금 1850만 원을 인출해 '전화 금융사기단'에 전달하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체포됐다.

보이스피싱 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와 제도개선 등으로 보이스피싱 사건이 줄어드는 듯하면서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창원중부경찰서(서장 김희규)가 22일 오후 3시 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보이스피싱 예방·신고홍보를 위한 금융기관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를 계기로 금융기관·112신고·파출소·경찰 지능팀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창원중부서 관내 14개 금융기관 지점장과 담당자를 비롯해 김희규 서장, 김대규 수사과장, 박천수 112종합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희규 서장은 인사말을 통해 "사회적 약자인 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화 금융사기 범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오늘 간담회 목적"이라며 "은행직원이 경찰로 신고하면 바로 대응해서 조치할 수 있도록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규 수사과장이 최근 보이스피싱 사건 사례를 설명하면서 "기관으로 속여 말하는 보이스피싱은 줄고 있지만, 신종수법 보이스피싱은 늘고 있다"며 "최근 사건과 검거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금융기관(1차)·파출소 초동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민병욱 기자 mi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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