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확보 후 20년 표류, 좁고 접근성 떨어져
나서는 사업자 전무…시 "서둘지 않겠다"

김해시 대학병원 유치사업이 올해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져 '20여 년째 하세월'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됐다.

지역 내 대학병원 터는 삼계동 인제대 병원 터와 장유 동아대 병원 터 두 곳이다. 인제대 병원(3만 4139㎡) 터는 1996년 12월에, 동아대병원(1만 695㎡) 터는 1998년 12월에 각각 해당 대학병원 측이 사들였다. 두 대학 모두 터를 사들인 지 19~21년에 이른다.

하지만, 터 소유주들은 이곳에 대학병원을 건립할 때 경제성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병원 건립을 포기하거나 장기간 빈 상태로 내버려두고 있다.

대학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운 허성곤 시장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시는 "올해는 해당 터에 병원을 유치하겠다"며 지난 1월 병원 유치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시는 인제대병원 터에는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이나 타 대학병원 분원을, 동아대병원 터에는 암센터나 심뇌혈관질환센터 등 특성화된 병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도내 병상 수 100개 이상 종합병원이나 사람 수를 비교했을 때 김해는 대학병원을 유치하더라도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창원시는 파티마병원과 창원경상대병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등 17개소 대학병원에 3879병상으로 병상 수당 인구 수는 273명이다.

진주시는 경상대병원과 진주고려병원, 제일병원 3개 대학병원급에 1418병상으로 병상 수당 인구 수는 247명, 양산시는 양산부산대학병원과 웅상 중앙병원, 베데스다병원 3개 병원에 1721병상으로 병상 수당 인구 수는 186명이다.

반면 김해는 조은금강병원과 복음병원, 중앙병원, 갑을장유병원 등 4개 소로 1207병상에 비해 병상수당 인구 수는 도내 가장 많은 437명이어서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가 한 요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의 이러한 분석에도 현 대학병원 터에 병원을 짓겠다는 희망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병원 터가 좁은 데다 김해 지리적 여건이 적합하지 않다는 게 이유다. 대학병원급을 유치하려면 인제대 병원 터는 접근성에서, 동아대 병원 터는 면적이 좁다는 점에서 부적합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리적으로는 인근 창원과 부산지역에 이미 대학병원이 들어서 운영 중인데 김해에 새로 대학병원을 건립했을 때 자칫 '경영 모험'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한 원인이다.

문제는 대학병원을 짓겠다는 희망자가 나서지 않는 한 현 대학병원 터를 장기간 빈 터로 둘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김해시 대학병원 유치사업 장기화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 관계자는 "시 인구 규모를 고려하면 대학병원을 유치해도 운영은 될 것 같은데, 병원 사업자들 생각은 다른 것 같아 안타깝다. 병원 유치를 성급하게 서둘지는 않을 예정이다. 도심지 내에서 좀처럼 구하기 어려운 대학병원 터인 만큼 적임자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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