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화장품 매출도 급증

외모는 경쟁력이다. 최근 남자들이 여자들의 전유물로 불리던 색조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고객으로 뜨고 있다. 이른바 중성성을 표현한 '젠더리스(Genderless)' 트렌드 때문이다. 화장품 상품군은 통념과 달리 남성 소비자들이 진한 메이크업을 선호하고 여성 소비자들은 연한 메이크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들은 기초화장과 더불어 색조화장을 즐기고 있다. 때문에 화장품업계도 남성들을 위한 색조화장품을 진열하는 모습이다.

새내기 대학생 박수혁(19) 씨는 경남대 앞 화장품 가게에서 아이브로펜슬(눈썹펜슬)을 구입했다. 눈썹펜슬을 구매한 뒤 다른 화장품매장에 들러 파운데이션을 샀다.

박 씨는 "콤플렉스도 가릴 수 있고 남자들도 예뻐야 관심을 받을 수 있어 구매하고 있다"며 "주변에는 비비크림뿐 아니라 파운데이션을 바르는 남자친구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은 그루밍족이 늘면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스킨케어 중심에서 색조, 기능성 등으로 확대, 다변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최근 3년 남성화장품 매출은 연평균 4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남성 색조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때문에 기능성 화장품을 출시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는 올해 첫 남성 신제품으로 시베리안진생 추출물을 함유한 안티에이징 제품을 출시했다. 깨끗한 피부를 연출하길 원하는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비비크림 등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창동의 화장품가게 김소미 매니저도 남성 소비자들이 늘었다고 한다. 특히 아이라이너와 눈썹펜슬, 비비크림과 미백크림 매출이 지난 3개월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남성 색조화장품만 8% 정도 신장했다.

화장품뿐 아니라 손톱관리에도 힘쓰는 남자들이 늘었다. 창원 상남동의 한 네일숍은 주말 이용객 중 20% 정도가 남성고객이라고 한다.

네일숍 정미희 대표는 "여자친구 손잡고 오는 손님들도 있지만 친구들끼리 와서 손톱관리를 받는 사람들도 있다"며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외모를 가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남자들이 늘어난 듯하다"고 전했다.

남자들이 색조화장품에 관심을 쏟는 반면 여성들은 필요한 제품만 구매하는 추세다.

롯데백화점은 여성 고객의 색조화장품 구매 객단가는 지난 5년 전보다 20% 이상 낮아졌다고 밝혔다. 투명 메이크업에 필수 상품인 립스틱, 쿠션, 아이라이너 등의 2016년 매출 신장률은 전체 색조화장품 신장률보다 10%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1조를 넘었으며 남성 메이크업 스타일링이 이슈가 되는 등 화장품 상품군에서 남성 고객들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여성고객의 전유물이었던 메이크업 스타일링 판촉도 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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