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행 편도 요금, 시외버스보다 ㎞당 100원 비싸
'한정면허' 원인 지적…도·업체 "가격 조정 어려워"

김해공항 이용객 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공항 리무진 버스 이용요금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소낙(34·창원시 마산회원구 합성동) 씨는 얼마 전 제주도로 휴가를 떠나고자 공항 리무진을 이용했다. 마산역에서 출발, 창원을 경유해 김해공항에 도착(49㎞ 운행)하는 리무진 요금은 성인 기준 편도 8300원(㎞당 169원)이었다. 그는 창원 마산회원구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 사상터미널(52㎞ 운행)까지 가는 시외버스 요금이 성인 기준 3500원(㎞당 67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씨는 "제주도행 비행기 왕복 요금이 6만 원대였는데 리무진 요금이 왕복 2만 원대였다"며 "좌석 수, 서비스 등 차이가 있긴 하지만 비슷한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인데 이렇게까지 요금 차이가 나는 건 의아하다"고 했다.

요금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면허 때문이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을 매기고 정부·지자체 관리·감독을 받는 '일반면허'로 영업한다. 공항 리무진 사업자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특정 노선에 부여하는 '한정면허'를 발급받는다. 한정면허는 교통 수요가 불규칙해 일반 노선버스 운행이 어려운 곳의 운송 사업자에게 발급한다. 한정면허를 보유한 사업자는 자체적으로 적정 이윤을 반영해 요금을 정할 수 있다. 면허 발급권은 경남도에 있다. 도가 한정면허를 발급해 준 도내 업체는 세인공항주식회사와 울산 태화공항버스 두 곳이다.

공항 리무진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

안 씨는 "요즘은 해외여행이 보편화돼 낮에도 승객이 가득찰 때가 많다"며 "리무진 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공항 리무진 업체는 저가항공 노선 확대·해외여행 인구 증가 등 영향으로 수익을 내고 있었다. 2015년 세인공항 매출액은 20억 2300만 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억 600만 원, 영업이익률은 5.25%였다.

하지만 공항 리무진 업체는 가격 인하에 난색을 표했다.

세인공항 관계자는 "국고 보조를 받는 시내버스 등과 달리 공항 리무진 업체는 이용 요금을 받아 자생해야 한다"며 "KTX,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이용객이 줄면서 지난 6년간 적자가 누적됐다. 흑자를 낸 건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도는 요금 조정에 적극 개입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지자체가 특별히 하자가 없는 한정면허를 회수하고 요금 조정에 개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는 4월부터 공항버스 요금을 1000~4000원 인하하고자 노선별 운송 수지를 분석하고 있다. 또 내년 6월까지 공항버스 한정면허를 회수하고 업체를 신규 공모할 예정이다. 이에 경기도 내 공항버스 업체들은 "서비스 질이 월등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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