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10곳 선거 '전국 최다'…지역 유권자, 후보도 몰라
시·군의원 선거 외면 심각…투표율 역대 최악 관측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5월 '장미 대선'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4월 12일 '벚꽃 (재보궐)선거'는 해당 지역민조차 관심이 적어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통령 선거조차 단기 선거를 치르게 돼 TV 등 각종 매스컴은 각 당 대선주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서 지역 보궐선거는 한쪽으로 내밀리고 있다.

재·보궐선거를 확정한 전국 30개 선거구 중 경남은 10곳으로 가장 많다.

도의원을 뽑는 양산시 제1선거구·남해군 선거구와 시·군의원을 뽑는 김해시 가·바, 거제시 마, 함안군 라, 창녕군 나, 양산시 마, 하동군 나, 합천군 나 선거구가 대상이다.

도의원 보궐선거가 있는 양산 1선거구(물금 강서 원동 하북 상북)는 선거 21일 전이지만 물금읍을 제외하 면 지역 유권자들은 재보궐선거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하북면 순지리 신평시장에서 만난 김성희(47) 씨는 "선거요? 대통령 선거를 말하느냐?"며 반문했다.

그는 "도의원 보궐선거가 있느냐"며 "투표용지가 오면 투표는 해야겠지만 누가 출마한지도 모르는데…"라고 했다.

남해군 지역은 예비 후보들의 치열한 경쟁에 비해 유권자들 관심도는 크게 떨어진다.

보궐선거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거나 일부 군민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군민이 출마 예비후보가 누구인지 모를 만큼 관심이 없다.

기초의원 보궐선거 역시 유권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김해시민들은 김해시 가·바 선거구 6개 동·면 지역민이 선거를 치르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신철민(53·장유1동) 씨는 "정당별로 경선을 치르고 있지만 어느 후보가 경선에 올랐고, 최종으로 누가 결정됐는지도 잘 모르겠다"며 "해당지역이 아닌 시민들은 아예 외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거제시 마 선거구(장승포·마전·능포·아주동) 역시 후보들이 대거 등록하고 있지만 시민 호응도는 낮다.

이 지역에서 10여 년간 이발소를 운영한 사업자는 "탄핵으로 시끌시끌하지만 손님 중에 시의원 후보 이름을 거론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 젊은 유권자는 "한 지역 시의원 선거이다 보니 관심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잠잠하지는 않지만 관심이 집중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유권자 1만 1209명인 함안군 라 선거구(칠서·대산·산인)에는 최종 두 명 후보의 각축전이 예상되지만 유권자들의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도는 낮다.

산인면 한 유권자는 "가야읍과 인접한 생활권이어서 그런지 예전부터 군의원 선거에는 관심이 없었다. 누가 후보인지조차도 모른다"고 말했다. 칠서면 한 유권자 역시 "군의회 의장까지 지낸 사람의 잘못된 처신으로 지역 유권자들만 괴롭다. 이번 보궐선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창녕군 나(대합·이방·성산·고암면) 선거구가 4·12 재보선 지역이라는 것을 아는 이들은 해당 면 지역 사람들뿐이다.

창녕읍내 사람들은 보궐선거가 열리는 줄도 모른다.

창녕읍에서 의류업을 하는 ㄱ(55) 씨는 "창녕읍에 사는 데다 해당 지역이 고향이 아니라서 보궐선거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고개를 저었다.

손태환 전 창녕군의장이 금품 수수로 실형을 받았고 사퇴해서 군의원 선거를 한다는 얘기는 들었느냐고 물었다.

ㄱ 씨는 "그건 알고 있는데, 그곳에서 선거를 하는가 보네요"라고 관심 없다는 투로 말했다.

합천군 봉산·묘산·야로·가야면을 선거구로 하는 나 선거구에는 6명의 예비후보자가 등록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면민들은 이번 보궐선거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묘산면에 거주하는 50대 주민은 "우리 지역 출신이 출마하지 않아 관심도 없지만 대통령 탄핵으로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대선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거론되는 후보자 중 몇 사람만 기억하고 있었고, 투표에 참여할 것인지 묻자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산 마 선거구와 하동군 나 지역도 재보궐선거 이슈가 잠잠하긴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후보자들 윤곽이 드러나면서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역대 최악의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자치행정부 종합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