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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대형화재 언제까지 봐야하나

3년 전 인천 소래포구 화재 위험성 지적
무허가 시설 현대화 지원 대상서 제외
행정당국·지자체 안전불감증 화 키워

제휴뉴스 webmaster@idomin.com 2017년 03월 21일 화요일

지난해 11월 대구 서문시장, 올해 1월 여수 수산시장에 이어 이번에는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화재가 났습니다. 경남에서는 지난 2014년 화개장터 화재가 떠오릅니다. 어쨌거나 이를 계기로 곳곳에서 전통시장 화재 점검이 이뤄지겠지요. 그렇지만, 화재점검만이 능사는 아니겠습니다. 어찌 보면 전통시장이란 형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화재에 취약하니까요. 소래포구 어시장처럼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곳도 있고요. 이대로라면 매번 이런 화재가 반복될 듯합니다. 장기적으로 전통시장이란 형식과 느낌은 그대로 두면서도 시설현대화를 이룰 방안을 고민해야겠습니다. /편집자 주

◇'소래포구 불 막을 수 있었다'…소방안전 개선 권고 3년간 '묵살

3년 전 화재안전 진단에서 지적받은 소래포구 어시장의 개선 권고사항이 전혀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인천 부평갑) 국회의원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안전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중기청은 2014년 4월 소래포구 어시장의 화재 위험성을 점검했다.

전통시장을 정책 지원하는 중기청은 당시 소래포구 어시장을 포함한 전국 501곳 전통시장의 화재 안전점검을 한국소방안전협회에 의뢰했다. 4일간 진행된 점검은 소방·전기·가스 시설 등이 주요 확인 대상이었다.

소방안전협회는 점검 후 소래포구 어시장 내 각종 점포에 설치된 낡은 전선이 직사광선에 그대로 노출된 채 어지럽게 얽혀있어 합선이나 누전이 예상된다며 전기시설 개보수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특히 비닐 천막 형태의 무허가 가건물로 이뤄진 좌판 구역 천장에는 불이 잘 붙는 스티로폼 등 활어회 포장재가 방치돼 있어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거라고 진단했다.

상수도 소화설비 인근을 좌판이 가로막아 화재 발생 때 진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했다.

18일 오전 1시 36분께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큰불이 나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소래포구 어시장 내 점포 330곳 가운데 220곳이 불에 탔다. 화재 당시 모습(위 사진)

당시 한국소방안전협회로부터 점검 결과를 받은 중기청은 관할 지자체인 인천시 남동구에 이를 통보한 뒤 관련 문제 개선을 권고했으나, 3년간 전혀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정 의원 측은 밝혔다.

3년 전 지적 사항이 이행됐다면 이번 소래포구 어시장 대형 화재 사고를 예방하거나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정 의원은 정부의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예산이 소래포구 어시장에는 투입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인천에서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시내 74개 전통시장에 관련 예산 213억 원이 지원됐다.

정 의원은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예산이 점포가 많은 등록시장 위주로 지원된 데다 화재예방 시설보다는 주차장이나 가림막 설치에 집중된 탓에 무허가 임시 건물로 이뤄진 소래포구 어시장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는 행정당국, 지자체, 상인 모두의 안일함과 무책임이 빚은 인재"라며 "중기청이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예산의 10% 이상을 화재예방시설 설치에 쓰도록 의무화한 만큼 화재 취약 전통시장에도 관련 예산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 남동구 관계자는 "3년 사이 소방안전 업무 담당 직원이 계속 바뀌었다"며 "당시 중기청에서 어떤 지적 사항을 통보받았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했다.

잿더미로 변한 소래포구를 바라보는 시민. /연합뉴스

◇인천시 소래포구 양성화 추진 등 근본대책 필요

인천시 재난안전본부는 20일 브리핑을 열고 소래포구 어시장 지원방안을 밝혔다. 하지만, 어시장 양성화와 화재예방시설 확충 등 근본대책 마련이 보다 시급해 보이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

인천시는 우선 국민안전처가 긴급 지원한 10억 원을 잔해물 철거, 폐기물 처리, 긴급복구에 사용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1개월 안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작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피해 상인에게는 지방세 신고·납부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장해 주고, 화재로 건축물·자동차·기계장비가 멸실·파손돼 대체취득할 땐 취득세·등록면허세·자동차세를 면제해 준다.

기준중위소득 75% 이하, 일반재산 1억 3500만 원 이하, 금융재산 500만 원 이하인 점포 운영자에게는 긴급복지지원금으로 1인당 42만 8000원을 지급한다.

또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활용해 등록 사업자에게는 점포당 연 2.0% 금리로 최대 7000만 원을 융자한다.

그러나 시는 이날 40년 넘게 무허가 시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시장을 합법적 테두리 안으로 편입시킬 양성화 대책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소래포구에서 종합어시장, 일반 횟집 등 504개 점포는 소방법·건축법 적용을 받는 건물에서 합법적으로 영업하고 있지만,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곳은 무허가 시장이다.

큰불로 총 6억원대 재산피해(소방서 추산)가 발생한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을 대상으로 3년 전 화재안전 진단이 벌어졌지만, 당시 지적된 개선 권고사항이 하나도 고쳐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유섭(인천 부평갑) 국회의원이 확보한 2014년 '소래포구 어시장 화재안전진단 보고서'에 포함된 당시 소래포구 어시장 모습. /연합뉴스

재래어시장은 국유지 개발제한구역에 있어 시장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지만 1970년대 상인들이 하나둘 장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시장 형태를 갖추게 됐다. 비닐 천막 형태의 임시 건물이다 보니 화재보험 가입은 물론, 스프링클러 설치도 안 된다.

인천시와 남동구 모두 소래포구가 화재에 매우 취약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유지라는 이유로 근본적인 대책이 소홀한 실정이다.

시와 구는 2014년부터 소래포구를 국가 어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 어항 지정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남동구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안에 소래포구의 국가 어항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국가 어항으로 지정되면 무등록 좌판상점 운영체제를 개선하고 어시장 현대화사업으로 소방안전 대책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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