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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대 영남' 4파전 대선 현실화

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 각 당 유력주자로
보수·진보 막론 영남지역 놓고 주도권 싸움 치열

고동우 기자 kdwoo@idomin.com 2017년 03월 21일 화요일

5·9 조기 대통령 선거가 영남권 주자 4명이 각축하는 '영남 대 영남' 대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각 당 수위를 달리는 인사는 거제 태생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홍준표(창녕)·국민의당 안철수(부산)·바른정당 유승민(대구) 후보로 모두 영남 출신이다.

영남인들은 얻는 게 있든 없든 나름 뿌듯한 '우연'(?)이겠지만 타 지역민으로서는 마뜩잖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더구나 처음도 아니다. 1987년 이후 지난 30년간 비영남 대통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한 명뿐이었고, 박근혜-문재인-안철수(2012), 이명박-정동영(2007), 이회창-노무현-정몽준(2002) 등 대선 구도 역시 영남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호남지역 한 언론인은 "영남에만 똑똑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닐 텐데 왜 아쉬움이 없겠냐. 큰 인물을 못 키워내는 지역정치 구조가 안타깝다"며 "누가 되든 영남주자의 대통령 당선은 호남의 낙후와 소외를 더 심화할 공산이 크다. '균형발전' '지방분권'을 명목으로 여러 정책을 추진하겠지만 이미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서 격차만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대선주자들도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충청 출신의 이인제 한국당 후보는 19일 방송토론회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빼고는 52년 동안 영남에서만 대통령이 나왔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며 "엄청난 불균형이다. 내가 한국당 후보가 되면 자연스럽게 충청 대망론 불길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주선(광주 동구·남구 을 국회의원) 국민의당 후보도 지난 16일 출마 선언에서 "호남이 밀어주고 호남의 정신과 가치로 나라를 운영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이 그간 배신의 칼을 들이댔다. 더 이상 믿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영남 패권 해체와 대선 전략적 측면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작금의 현상을 해석한다.

김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영남권 보수 민심이 흔들리는 데다 높은 인구 비중(25.6%)과 국가경제 의존도 등 대선 승리에 중요한 지역이라 후보가 집중되는 것"이라며 "보수 유권자라도 홍준표나 유승민을 찍지 않고 당선 가능성 중심으로 전략투표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문재인이 가장 앞서 있지만 안희정이나 안철수, 정의당 등 야권 모두에 기회의 땅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영남지역 주도권을 둘러싼, 각 대선주자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단지 이번 대선 한 번뿐 아니라 보수 또는 진보가 앞으로 상당 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선거이기에 더욱 그렇다.

'우파·보수세력 재건'을 내건 홍준표 후보가 대표적이다. 홍 후보는 자신이 대구·경북과 경남·부산·울산 모두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주자임을 강조한다.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 대선 출정식에서는 "대구·경북이 움직이면 판이 바뀐다. 대구·경북이 바뀌면 경남·부산이 움직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도 이에 질세라 "대구가 나를 낳았고, 대구가 나를 가르쳤다. 박 대통령 탄핵은 탄핵일 뿐, 우리 대구와 보수세력이 쌓아온 인생과 역사, 대한민국 부정이 결코 아니다"라고 맞불 작전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후보 역시 19일 부산지역 기자회견에서 "부·울·경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부·울·경에서 과반이 넘으면 망국적인 지역갈등이 청산된다. 부·울·경 전체를 통틀어 최소한 과반 득표에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영남 싹쓸이' 근원이 헌법에 있다고 주장한다. 〈개헌 전쟁〉을 펴낸 김욱 서남대 교수는 9일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37.5%의 정당득표율로 51.2%의 의석점유율을 얻었고, 2016년 총선에선 민주당이 25.5%의 정당득표율로 41%의 의석점유율을 차지했다"며 "정당지지율과 의석점유율의 '비례성'을 보장하지 않으면 패권적 권력의 지배를 막을 수 없다. 끝없이 반복되는 비민주적인 선거제도를 바꾸고, 그 토대 위에 정부를 세우는 방향으로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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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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