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본선 조추첨식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최악의 조 편성 결과를 받아들었다. A조에서 1번 시드를 받은 한국에 이어 아르헨티나(남미), 잉글랜드(유럽), 기니(아프리카) 등 대륙별 강호가 차례로 불려나오며 죽음의 조가 만들어졌다.

근데 스포츠에만 죽음의 조라는 게 있을까? 지금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 역시 죽음의 조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미국 금리인상,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로 인한 중국의 보복조치, 청년실업과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소비자 불안, 물가 상승까지. 쉽게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것 하나 없는 경제상황이 죽음의 조라고 불려도 어색하지 않을 듯하다.

지역경제도 여전히 우울하다. 금요일마다 사람이 가득했던 시내는 갈수록 사람이 줄고 있다. 창원 상남동에서 장사를 하는 지인은 "3월에도 이렇게 손님이 없으면 올 한 해는 버티기 어렵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힘든 상황에 소상공인들도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들은 소상공인연합회 정책 간담회서 대선을 맞아 도출한 '차기 정부 소상공인 핵심 정책과제'를 공유했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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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 장미대선을 치러야 하는 각 당은 후보가 확정되면 시장으로 향할 것이다. 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길거리음식을 먹으며 지지를 호소할 것이다. 시장에서 만나는 대통령후보는 늘 지역경제를 살리겠다, 서민들을 위한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말한다. 이번만큼은 꼭 그랬으면 좋겠다. 지역경제와 서민도 살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닌 경제분야 죽음의 조를 타개할 수 있는 대통령이 뽑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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