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만에 8억 8000만 원 모여…시민들 "치킨 대신 후원금"

촛불시민들이 또 다시 기적을 만들어냈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 즈음인 지난 9일~11일 촛불집회를 연 뒤 1억 원의 빚을 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후원금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오후 <오마이뉴스> 최초 보도 이후 이틀 만인 17일 8억8000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박진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17일 오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15일 오후 <오마이뉴스> 최초 보도 이후, 후원금이 쏟아졌다. 오후 3시 현재 2만1000여 명이 8억8000만 원을 후원했다. 계속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퇴진행동 차원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 '1억 빚에 대한 시민후원 감사의 글'을 올렸다.

퇴진행동은 "퇴진행동이 감당하지 못하면 업체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될 것이 뻔히 보여 (1억 원의 빚을 알리기 위해) 소심하게 용기 냈다. 순식간에 기적이 이루어졌다"면서 "댓글과 통장에 찍히는 금액과 응원메시지를 보면서, 큰 감동의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또한 "행사기간 실비로 일해주고, '광장의 일원으로 서게 해줘서 고맙다'며 큰 후원해준 업체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면서 "3월 25일, 4월 15일 예정된 촛불의 비용으로도 쓰겠다"라고 전했다.

퇴진행동은 이어 "늘 해왔던 대로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 푼의 돈도 헛되이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면서 "평범하고 위대한 여러분들의 힘으로 이미 새로운 세상은 시작되고 있다. 감사하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퇴진행동이 올린 글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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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진행동이 17일 후원을 해준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글을 올렸다.

<1억 빚에 대한 시민후원 감사의 글>

감사합니다. 또 한 번 시민의 힘을 보았습니다.

사실은 망설였습니다. 빚을 앞에 두고서 후원 말씀드리기 주저했습니다. 말하면 모아줄 거라 믿기도 했지만, 예민한 돈 문제여서 걱정했습니다.

퇴진행동이 감당하지 못하면 업체에게 고스란히 부담이 전가될 것이 뻔히 보여 소심하게 용기 내었습니다. 순식간에 기적이 이루어졌습니다.

"민주주의 및 시민권력 확인료^^ 입금 완료!" "치킨 값 대신 후원료" "송금완료…돈 벌어서 뭐하나. 이런데 써야지." "만원씩이라도 합시다. 만원이 1만 명이면 1억이네요 1000만 촛불의 힘을!"

댓글과 통장에 찍히는 금액과 응원메시지 보면서, 큰 감동의 시간 보냈습니다. 해외에서도 송금 가능하게 해달라는, 다양한 방법의 후원 계좌를 열어달라는 문의가 쇄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약 2만 1천여 명이 8억 8천여만 원을 후원해주셨습니다. 촛불에 참여하지 못한 미안함을 표현하신 분도 계시고, 광장에서 함께 맞은 따뜻한 봄을 기뻐하며 보내주신 분도 계십니다. 행사기간 실비로 일해주고, "광장의 일원으로 서게 해줘서 고맙다"며 큰 후원해준 업체들의 살림살이를 걱정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3월 25일, 4월 15일 예정된 촛불의 비용으로도 쓰겠습니다.

박근혜를 퇴진시킨, 특권과 반칙을 참지 않았던, 비가 오나 눈이오나 광장을 지켰던 시민들이 주인이었던, 광장의 힘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권력과 권력끼리 나눈 부정부패에 분노해 열린 광장이었습니다. 늘 해왔던 대로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한 푼의 돈도 헛되이 쓰지 않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평범하고 위대한 여러분들의 힘으로 이미 새로운 세상은 시작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 17일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오마이뉴스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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