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가 자유당 후보로 선출돼 대선에 나갈 경우 경남도지사 보궐선거가 치러질 수밖에 없고, 이 자리를 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예비후보로 거명되고 있다.

경남 정가에 부는 대선바람은 궁극적으로 경남지역의 정치지형에 변화를 줄 것이다. 물론 변화에 대한 기대는 누가 다음 도지사가 될 것인지 혹은 자유당 일당 독재에 가까웠던 정치지형이 선거에서 얼마나 바뀔지라는 예상까지 매우 다양하다. 하지만 경남지역 정치지형의 변화에 따른 기대는 운동장이 바뀌고 있다고 표현되는 민심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다시 말해 좌우의 균형추가 작동하지 않은 채 오른쪽으로만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운동장이 촛불과 탄핵이라는 정국을 거치면서 급격하게 왼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보수의 아성이라고 불렸던 대구에서마저 민주당 후보가 1등을 하고 있다. 보수의 몰락을 반영하는 또 다른 증거는 자유당과 바른정당의 잠재적 대선후보자들의 지지율이 사실상 바닥을 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정당 후보들은 선출과정에서 사회적 주목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매우 부족한 본선에 바로 뛰어들어야 하는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사회적 관심이나 주목을 끌려고 무리한 억지 주장을 하거나 특정사안을 침소봉대하는 행위로 말미암아 대선이라는 선거판이 혼탁해질 수도 있다. 특히 자유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드는 인물들의 그동안 활동과 발언을 보면 대선이 혼탁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는 결코 쓸데없는 기우가 아니다. 예를 들어 경남에서 홍준표 지사는 소수정당 출신 도의원의 항의를 개가 짓는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특정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폄훼해서 문제가 아니라 도의원이라는 공인을 선출한 지역유권자에 대한 막말과 다를 바가 없다.

자신이 하는 일에 반대하면 거침없이 막말을 쏟아내면서 유권자를 편 가르기만 하는 낡은 수법의 정치기술을 가지고 다음 대선에서 통합과 타협의 정치를 운운하는 건 아무래도 곤란하다. 낡은 수법의 정치가 더 이상 작동되지 않고, 민심이 바뀌고 있다. 자기 혼자서 출마를 결심할 게 아니라 적어도 지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행동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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