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여러 가지로 시작을 의미한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생명과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달로서, 대학가에서도 새내기들의 대학생활에 대한 싱그러운 기대감으로 한껏 봄 분위기가 충만할 것이다. 지난겨울, 유난히도 매서웠던 것은 비단 한파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내수 경기 둔화와 함께 신보호무역주의 등장으로 세계 경제 침체가 지속됐고, 경남지역은 주력산업인 조선업 불황에 따른 구조조정이 현실화하는 악재가 겹치면서 고용시장은 회복될 기미가 없다. 이러한 고용 현실은 대학졸업식 풍경을 바꿔놓았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로 대학생활을 보내도 그럴듯한 정규직을 구하기는 기대 난망, 취업의 문턱에서 졸업이 아닌 '유예'를 택하는 학생이 태반이다.

청년고용문제에 대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취업을 원하는 청년과 채용을 원하는 기업 간의 미스매치, 즉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1위이나 고용률은 밑에서 다섯 번째다. 이러한 낮은 고용률은 고학력 청년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하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주요인으로 들 수 있다. 게다가 인구구조는 고령화되어 일할 사람은 늘어나지만 4차 산업혁명과 같은 산업구조 변화로 정작 인간의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것이 고용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 하겠다.

현 정부는 이러한 청년고용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정하고 관련부처가 문제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하나로 지난해 7월 중소기업청과 고용노동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전격 시행하며 청년실업률과 중소기업 인력 애로를 함께 해결할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만 15세에서 34세 이하의 청년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취업하여 2년간 근무하면 1200만 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는 청년 맞춤형 취업지원제도이다. 청년에게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가 상당수 해소된 정규직 일자리를, 기업에는 이직 걱정 없는 안정적 인력을 보장하는 것이니 청년고용률 해결을 위한 시의적절한 대책이라 하겠다.

중소기업청은 이외에도 조기취업으로 중단된 청년의 학업 욕구를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 계약학과', 병역문제로 말미암은 경력단절을 해소하기 위한 '산업기능요원제도' 등 청년고용에 디딤돌이 되어줄 다양한 지원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일례로 경남지역 중소기업 700여 개는 병역지정업체로 지정되어 올해 600여 명의 산업기능요원을 현장 기능인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청년이 중소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대학진학을 통한 신분상승의 백일몽을 꿈꾸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노사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인재육성형 중소기업'과 '존경받는 기업인'을 선정해 지역사회에 꾸준히 알리고 있다. 또, 올해 하반기에는 회사이익을 근로자와 나누는 '미래성과공유제' 시행을 준비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변화를 유도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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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직녀 설화에 등장하는 오작교를 알고 있을 것이다. 칠월칠석에 견우와 직녀를 맺어주기 위해 까마귀와 까치머리는 민머리라고 한다. 정부에서 마련한 지원정책들은 청년이 고용절벽을 넘어 희망으로 가는 오작교가 되기 위해 기꺼이 머리가 되어줄 것이다. 하지만 청년 고용문제는 단지 정부에 국한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사회구성원 전체의 노력과 교육정책의 혁신적 패러다임 전환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경제의 주역이자 미래인 청년들을 위해 더 이상 '유예'해서는 안 되는 우리 사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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