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시공사 부도로 '올스톱' 도심 속 흉물로 방치
시 최근 조건부 건축허가…이달 상가·오피스텔 분양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 '송원타운(옛 명칭)'이 20년 가까이 방치된 흉물에서 벗어나게 됐다. 최근 시 건축허가가 떨어져 오피스텔 용도로 활용된다.

'송원타운'은 이미 30여 년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1989년 판매영업 문화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1997년 시공사 부도로 지하 4층·지상 9층 건물 골조공사만 완료한 채 '올 스톱'됐다. 이후 매매·경매로 토지 소유권이 여러 번 이전됐다. 한때 병원 용도로 추진되기도 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 사이 건물은 '창원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이곳은 가음정동 391-9번지 창원대로 변에 자리하고 있다. 수많은 차량 이용자들 눈에 쉽게 들어온다. 이 때문에 창원시 도시경관을 해치는 흉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렸다.

특히 지난 2014년 2월에는 실종된 장애 아동이 이곳 지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동이 길을 잃고 건물 내부로 들어왔다가 물에 잠긴 지하 3·4층 공간에 빠진 것이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 '송원타운(옛 명칭)' 모습.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이에 창원시 성산구 건축허가과는 지난 2014년 12월 △17년 이상 공사 중단 △사망 사고 발생 △상시 안전사고 우려 △도시 미관 저해 등을 들어 그동안 유지됐던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하지만 이를 철거하는 데만도 70억 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됐다. 여전히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이런 가운데 건축주인 이모 씨 외 3명이 오피스텔 용도로 사업 재개 의지를 나타냈지만, 시는 건축심의 등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공사 완료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경남도 행정심판위원회는 건축주 손을 들어줬다. 시는 결국 지난 8일 건축허가를 통지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시에서도 경관 측면에서 문제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과 토론을 이어왔다. 다만 건축주가 계획서대로 이행할 뜻이 없다고 판단해 건축심의 반려와 허가 취소 등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해 10월 구조안전·경관에 대한 자문을 받으라고 했고, 건축주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조건부 허가로 계획대로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계속 독려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송원타운'은 30년간 우여곡절을 뒤로하고 마침내 제대로 된 건물로 탄생할 전망이다.

건축주는 업무시설로 용도 변경해 1~2층 상가, 3~9층 오피스텔 398실로 추진하고 있다. 이달 공개분양 절차에 들어가고, 완공은 연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명은 '라푸름'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공단이 가까이 있어 업체 사무실 수요가 많다. 또한 인근 상남동 오피스텔보다 저렴하기에 노동자들이 주거공간으로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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