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투자사기 엄벌 촉구
개인회생 신청 피해자 늘어
피해신고액 71억 900여만 원

14일 오전 9시 창원지방검찰청 맞은편 인도에서 농아인을 상대로 수백억대 투자사기 행각을 벌인 '행복팀' 엄벌을 촉구하는 세 번째 집회가 열렸다.

행복팀에서 이른바 '제일 높은 분'으로 불렸던 총책 ㄱ 씨 첫 공판을 앞두고 열린 집회였다. '투자사기 행복팀'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과 전국 농아인 50여 명이 모였다.

아들과 며느리가 행복팀 피해자라고 밝힌 ㄱ(65) 씨와 ㄴ(59) 씨 부부는 "아들이 회사에서 받는 월급 가운데 사채 이자로만 한 달에 120만 원 내고 있다"며 "곧 압류가 들어올 것인데,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눈앞이 캄캄하다. 사는 게 지옥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집회에 참여한 한 농아인협회 회원은 "행복팀에 있는 한 지역팀장이 담보대출이 막히다 보니까 내가 알고 지내는 농아인한테 보증을 서달라고 했다"며 "마음 약한 일부 농아인들이 보증을 서줄 수도 있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14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 맞은편 인도에서 투자사기단 '행복팀' 엄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이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민병욱 기자

김대규 창원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현재 행복팀 총책과 대표, 팀장 등이 구속되는 바람에 행복팀 내에서 서로 이자를 '돌려막던'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3월 이자 상환이 돌아오면 파산 등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피해 관련 상담자 가운데 개인회생 신청을 했거나 신청을 하려는 이들도 다수 보인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다른 농아인이 보증을 서달라고 하면 주변 지인이나 농아인협회 등과 충분히 상담을 하고 보증을 서야 또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3일 현재 행복팀 사건 관련 피해 신고자는 지난 10일 한국농아인협회와 창원중부경찰서 간담회 이후 2명 더 는 106명이며, 피해 신고액은 71억 900여만 원이다.

한편, 앞서 지난 9일 '행복팀 투자 사기사건 대책위원회'가 꾸려져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한국농아인협회 중앙회 사무실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는 한국농아인협회 시·도협회 산하 지회에도 행복팀 관련 담당자를 두고 피해자 신고를 설득하기로 했다. 또 수화통역사들이 피해자와 가해자들을 통역하면서 얻은 정보를 공유하는 방안도 협회 등에 문의하기로 했다. 다음 회의는 28일 열릴 예정이다.

대책위 위원장은 이대섭 한국농아인협회장이 맡았다.

이 밖에도 행복팀 사건 피해자를 돕는 청각장애인 박영진 씨와 피해자 대표 2명, 피해자모임 2명, 금융감독원, 대한법률구조공단 관계자, 변호사 3명 등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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