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 대선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망자인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모욕적인 말을 쏟아내면서 유력대선 후보를 비난하는 꼴을 보면 국정농단 세력 등을 등에 업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시기 조절만 남은 듯하다.

특히 홍 지사가 서울을 오가며 당원권 회복을 요청하고, 화답이라도 하듯이 자유한국당이 12일 홍 지사에 대한 '당원권 정지' 징계를 해제하기로 해 황교안 대행과 함께 자유한국당 내부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하게 됐다. 현재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황교안 대행의 출마 여부에 따라 극우 보수 아이콘을 상징하는 유력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으로 헌재가 만장일치 파면을 결정한 것을 두고 검사 출신인 홍 지사가 여론재판이라고 발언해 대선 출마 행보에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

홍 지사는 페이스북에 "유감스럽지만 헌재 결정은 받아들입니다. 이제는 대란대치를 해야 할 때입니다. 헌재의 파면 결정문은 잡범들에게나 적용되는 괘씸죄가 주류를 이룬 감정이 섞인 여론재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지만 불복할 수 없는 것이 사법권의 독립이다 보니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고 부연한 것을 보면 평소 법치주의를 강조하던 그가 여론재판이라고 몰아간 것은 전형적인 법꾸라지들의 발언 형태이다.

헌재 재판정에서 김평우 변호사가 박근혜를 옹호하며 여론재판이라고 몰아가고, 피의자 신분인 대통령 박근혜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아도 한마디도 하지 않던 홍 지사의 평소 언행을 보면 대선 후보가 되는 순간, 방송 토론 등에서 쏟아낼 발언들이 어떨지 예측된다.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전형적인 극우 기득권자들의 발언이다.

그가 자신 있게 대선 출마를 굳힌 것은 헌재 판결을 부정하고 신성한 태극기를 국정농단의 주범 박근혜를 옹호하는 데 이용하는 집단의 조직적 지지를 포함한 극우보수 집단의 결집을 예측해서일 수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남아있고, 현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 후보를 저울질하는 홍 지사에게 도정은 이미 안중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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