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판결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나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 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설립, 플레이그라운드, 케이디코퍼레이션 지원 등 최서원(최순실) 사익 추구를 위해 지원했고, 헌법·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 기간 중 지속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돼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결국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 신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파면을 확정했다.

당분간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며, 차기 대선은 5월 초 실시가 확실시되고 있다.

정치권은 여야 모두 이번 결정의 수용을 밝히면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특별 성명에서 "오늘은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다. '주권재민'의 추상 같은 헌법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며 "이제는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낡음'을 끝내고 '새로움'을 채워나가야 할 때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적 요구다"라고 밝혔다.

노회찬(창원 성산) 정의당 원내대표도 "국민 갈등을 빠르게 해소하고자 재판관 8명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 파면한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이번 판결은 국민이 요구하는 적폐 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로 나아가기 위한 1차적 과제의 완수이자 촛불시민혁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 다"라고 말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의 정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지켜내기 위해 국민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국민을 배신한 국정농단 세력과 결별하고 황량한 벌판에 나와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던 것이 바른 선택이었고 옳은 결정이었음이 확인됐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이자 국정 동반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은 헌재의 고뇌와 숙의를 존중하고 인용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위민위국(爲民爲國)이라는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당 이름을 걸고 당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 헌재 탄핵 심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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