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사산율·질병 급증
원전밀집 한국 추가 건설 '역행'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6년, 재앙은 계속되고 있다. 주민은 터전을 잃었고, 병들어가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이후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에서 갑상선암, 사산율, 환자 사망률과 질병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게 더 큰 재앙이다.

사고 이후 18세 이하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후쿠시마현민 건강조사에서 지난해 말까지 184명(선행검사 116명, 본격검사 68명)이 소아 갑상선암에 걸린 것으로 집계됐다.

후세 사치히고(62) 후쿠시마 공동진료소 원장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전 1명도 없었던 소아 갑상선암 환자가 4년간 184명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공동진료소는 양심적인 의사들이 환자를 돌보려고 지난 2012년 문을 연 곳이다.

후세 원장은 탈핵에너지전환국회의원모임·탈핵에너지교수모임·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반핵의사회 등이 지난 1월 '원전과 건강'을 주제로 개최한 한·일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 같은 통계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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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2차 검사 결과를 주목했다. 후세 원장은 "첫 검사에서 아무것도 없었는데 2년 뒤 검사에서는 문제 있다고 나온 것(2016년 6월 말 기준 59명 중 54명)이 후쿠시마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핵발전소 사고로 유출된 방사성 요오드 등 방사능 물질에 의한 피폭으로 발병했다는 분석이다. 갑상선암은 연령별 이환율(일정한 기간 내 발생한 환자 수의 인구당 비율)에서도 두드러졌다. 특히 청소년은 0에서 사고 이후 △10~14세 남 2명, 여 4.1명(인구 10만 명당) △15~19세 남 6.2명, 여 15.2명으로 급증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도 증가치가 눈에 띄었다.

후세 원장은 오카야마대학 환경생명과학연구과 쓰다 도시히데 교수 논문을 바탕으로 "후쿠시마 지역은 20~50배 발생하고 있어 과잉진단 결과로 설명될 수 없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와 마찬가지로 5~6년째 이후 다수 발생은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각종 질병 발생도 크게 늘었다.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 집계 결과 2010년 대비 2012년 백내장·뇌출혈·소장암·대장암·전립선암은 2~3배 증가했다. 심근경색 사망률도 10만 명당 36.9명에서 43.7명으로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 20.4명에서 19.3명으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백혈병·악성림프종 사망률도 증가했다.

후쿠시마 사고와 지난해 경주 지진은 우리에게 핵 재앙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웠다. 더구나 우리는 세계 최대 핵발전소 밀집국에서 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세계 여러 나라가 '탈핵'을 선언하고, 핵발전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핵발전소 25기를 가동 중인데 11기를 짓고 있거나 건설할 계획이다. 특히 부산·울산 고리·신고리원전에는 8기가 가동 중이다. 여기에 2기가 더 건설된다. 반경 30㎞ 부산·울산·경남지역에는 340만 명이나 살고 있다. 이 또한 세계 최대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인구(17만 명)의 무려 20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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