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탄핵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홍준표 지사의 대선 출마 여부가 지역민들 사이에서 화제다. 홍 지사의 잦은 서울 나들이를 보면 결심을 굳히는 중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홍 지사의 당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선호도 조사의 추이를 보면 하위권에 턱걸이하고 있고, 응답자가 대선주자를 직접 추려 지지 여부를 밝히는 주관식 조사에서는 아예 이름마저 빠져있다. 오차를 참작하면 통계적으로는 지지율이 거의 무의미한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정도다.

조기 대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가정하면 홍 지사가 2개월이란 짧은 기간에 보수 세력의 결집을 등에 업고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지 회의적인 분위기다. 아무리 기존 여론조사가 응답률이 낮고, 숨은 표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관된 경향성까지 부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홍 지사에 대한 호감은 아직 자유한국당 지지층이나 경남과 부산·울산 지역에 한정되어 있다.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하는 황교안 권한대행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고,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과 비슷한 수치에 머물러 있다. 중도층이나 진보진영 확장성은 매우 낮고, 비호감도 조사를 할 경우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수진영을 아우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대법 판결이 남았음에도 홍 지사의 출마설은 자의 반 타의 반 증폭되고 있다. 탄핵이 인용되면 친박과 극우 보수진영은 국정파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유력 후보가 가문 상태에서 홍 지사의 주가는 반사 효과 따라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홍 지사의 대선 출마는 본인의 자유의지지만 경남 도민의 처지에서는 도정 공백과 뒤치다꺼리가 문제다. 확신이 서면 출마를 밝히겠다고 미뤄놓고는 틈틈이 막말을 쏟아내고 있으니 도민들 심기가 어지럽고 불편하다.

게다가 대선 행보를 하면서 도지사직을 붙들고 있는 것은 모양이 흉하고 적절치 않다. 자리를 비우면 도정은 또 갈피를 못 잡을 테니 결국 이래저래 도민들만 손해 보게 생겼다. 본인 셈법 복잡한 것과 별개로 하루속히 결정을 밝혀야 도민들로서는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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