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수 장학사·박성남 교사가 알려주는 '좋은'초교 1학년 학부모
최 "학교는 즐거운 곳 인식 필요"…감성적 질문 생활화
박 "담백한 식단·용변처리 관심 둬야"습관·훈련 강조

지난주 대부분 도내 초등학교가 새내기 입학생을 맞았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설레는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아이는 기대와 설렘을 안고 어엿한 '학생' 신분이 됐지만, 학부모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준비물을 챙기는 것은 물론 자녀의 생활습관이나 발달상황, 교우관계 등을 파악해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해줘야 한다. 특히, 학부모들은 낯선 공간인 학교에서 자녀가 잘 적응할지가 최대 고민이다. 아이의 올바른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학부모가 알아둬야 할 정보와 노하우를 현직 교사에게 들어봤다.

◇학교는 가볼 만하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 심어줘야 = 〈땀샘 최진수의 초등 수업 백과〉라는 책을 직접 쓴 최진수(47·사진) 경남교육청 장학사는 "학교는 힘들고 어려운 곳이 아니라 가볼 만하고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학교에 입학하면 새로운 환경과 사람에 대해 어색해하고 긴장하기 쉽다. 부모 등 주변에서 학교가 즐거운 곳이라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학교라는 낯선 환경에 아이가 잘 적응하려면 부모도 아이 못지않게 공부가 필요하다는 그의 지론이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어른들도 힘들고 지치는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 준비물이나 옷가지를 챙겨주는 것만이 부모의 역할이 아니다"면서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부모도 아이 못지않게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학부모가 되는 공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족 위주의 생활을 하다 학교에 진학해 교우관계를 시작하다 보면 시행착오도 겪게 된다. 숙제를 하지 않을 수도 있고, 준비물을 빠뜨릴 때도 종종 생기는데 이럴 때도 꾸지람보다는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장학사는 부모세대와 아이 세대의 교육방식이 달라진 만큼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삼계초등학교 2017학년도 신입생 입학식 풍경. /경남도민일보 DB

그는 "단편적인 지식을 배웠던 부모세대와 달리 요즘 아이들은 감성을 중요하게 배운다. 아이를 대할 때도 '오늘 뭐 배웠어?', '무슨 밥 먹었어?'라는 식보다는 '오늘 수업할 때 느낌이 어땠어', '친구들이랑 지내보니 어떤 기분이 들어?' 등의 감성적인 질문을 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최 장학사는 독서어머니회나 봉사활동, 공개수업 등은 가능하면 참석하는 것을 권유했다. 단체생활에서 아이의 모습을 관찰할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최 장학사는 "학교에서 권하는 공개수업은 학교생활을 하는 아이를 지켜볼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장학사는 "평소 자신의 의견을 정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도록 자주 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학교에서 질문하는 용기를 심어주는 것도 가정에서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집에서부터 '좋은 습관' 길러주기가 일등 노하우 = 올해로 교직생활 14년 차인 진영금병초 박성남(37·사진) 교사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사는 "한 학급에 학생이 30명가량 되다 보면 모든 걸 교사가 아무리 신경을 써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가정에서 물건을 스스로 챙긴다거나 하는 습관을 길러주면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가정에서의 좋은 습관이 학교생활을 잘하는 노하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교사는 "가정에서부터 외출 후 손을 씻고 장난감이나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습관을 익힌 아이들은 학교생활 적응이 훨씬 쉽다고 보면 된다"면서 "아이에게 부모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며 함께 하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입학생 중에는 혼자서 우유팩을 따지 못하거나 젓가락질을 못하는 아이가 많은데 학교 급식을 순조롭게 받으려면 입학 전에 미리 훈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학교급식을 시행하는 만큼 아이들의 입맛을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일 통영 죽림초등학교 입학식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안으며 "이 세상에서 넌 가장 소중한 존재란다" 등을 말하는 모습

박 교사는 "학교 급식은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강한 맛에 길든 아이들은 맛이 없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가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지 않도록 아이의 식단을 미리부터 담백하게 바꿔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 교사가 전한 좋은 초등학생 학부모 되기 첫 번째 방법은 아이가 도움을 청할 때마다 달려가 도움을 주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교생활에 필요한 단추 잠그는 법, 우유갑 여는 법 등을 집에서 가르쳐주면 학교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1학년이 학교에서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 바로 화장실 이용이다.

유치원과 달리 학교는 쉬는 시간에만 갈 수 있고 세면기와 변기가 유치원과 달라 사용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박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은 조절이 어려워 수업 시간에도 화장실을 이용하도록 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는 용변 처리 등을 세심하게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초등학교 1학년 한 학급에서 1~2명을 빼고는 한글을 아는 학생이 대부분이다"면서 "올해부터 1학년 한글 교육 시간이 62시간으로 늘고, '신나는 1학년' 시간에 한글 수업을 하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