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EEZ 모래 채취 반대 확산…'어류 서식장 황폐화 규탄'
어업인 대규모 시위 추진 국회 차원 진상규명 촉구

통영과 부산 등 어업인들이 통영 욕지도 남쪽 남해EEZ(배타적 경제수역) 바닷모래 채취 반대를 위한 대규모 해상시위를 계획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통영과 부산 등 수협이 주축인 남해 EEZ 바닷모래대책위는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해 오는 15일이나 16일께 전국 수협 소속 어선이 참여하는 대규모 해상시위를 준비 중이다.

통영수협에 따르면 해상시위에는 전국 수협 소속 근해와 연안어선 등 200척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해상 시위에서 근해 어선들은 주로 EEZ 모래 채취 현장 가까이 가고 근해로 나가지 못하는 소형 어선들은 모래 채취 연장 반대 현수막을 걸거나 경적을 울리는 등으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어민들의 해상시위 이유는 정부가 지난달 27일 통영 욕지도 남쪽 50㎞ 지점에서 연간 650만㎥ 바닷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이 해역에 대해 "어류 중요 산란장이자 서식장이며 2000년 초부터 모래를 퍼올려 이 해역이 황폐화됐다. 어류가 살 수 없는 해역이 됐다"며 10여 년을 호소해 왔다.

하지만 정부가 채취를 결정하자 지난달 28일 김덕철 통영수협 조합장과 대형선망수협 임준택 조합장 등 어업인들은 "어민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해상시위 등을 강력하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어민들은 이 같은 대규모 해상시위 계획과 함께 7일 국회에서 정부 바닷모래 채취 강행을 다시 한 번 강력히 규탄했다.

어업인들은 이날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산업을 철저히 외면하다 못해 낭떠러지로 밀어 넣는 정부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부가 어민을 국민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개탄했다.

기자회견에는 김덕철 통영수협장을 포함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영춘 위원장과 정연송 남해EEZ바닷모래채취대책위원장(대형기선저인망조합장), 공노성 수협중앙회 대표이사와 수협조합장, 한국수산회 김영규 회장,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김재만 회장 등 전국 어민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어민 생존권을 무시하고 계속 바다 골재채취를 강행한다면 138만 수산산업인들과 함께 전국에서 동시에 해상시위를 하는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어업인들은 이어 "바닷모래 채취 기간 연장이 황급히 강행된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국회 차원에서 진상을 규명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어민들은 지난해 10월 1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3000여 명이 집결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어 바닷모래 채취를 결사적으로 반대하면서 기간연장을 멈출 것을 계속해서 호소해왔다"며 "그러나 국토부가 지난달 28일 자로 연장을 강행한 이후 어민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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