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이 나타나기 가장 쉬운 때는 상대로부터 이별 통고를 받은 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별범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2015년 9월에는 충남 보령의 한 남성이 이별을 통고한 연인에게 찾아가 염산을 던져 화상을 입혔다. 12월에도 같은 이유로 살인이 일어났다.

만남과 헤어짐은 둘 다 필요하다. 사람은 만남을 통해 기쁨과 안정감을 얻고 헤어짐을 통해 좌절과 현실감각을 획득한다. 그러나 헤어짐의 고통은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크게 나타날 수가 있다.

거부와 끊김이 신체적 고통과 연관이 있다는 심리학적인 근거도 있다. 2011년 미국 국립약물남용연구소에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타인에게 거부 당하는 경험은 신체에 심각한 상처를 입은 것과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

나도 여러 인간관계를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경험했다. 친구 사이도 헤어지는 순간이 아쉽다. 하물며 연인관계는 정서적으로 깊은 의존이 이어지는 특별한 관계이다.

그런 이유로 이별의 고통이 다른 인간관계에서보다 훨씬 커서 자칫하면 데이트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동안 내가 접수하고 경험했던 신고를 가만히 살펴봐도 배우자 간 혹은 연인 간 폭력이 나타나는 상황은 주로 '상대로부터 단절감을 느꼈을 때 혹은 이별을 예감했을 때'였다.

철학자 에리히 프롬은 책임이 사랑의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그래서 이별의 상처를 줄이려는 배려를 해야 한다. 시작이 함께였다면 이별도 함께여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급작스런 이별 통고나 갑자기 연락을 끊는 것보다는 순차적으로 이별을 상대에게 설득해야 한다. 만약 그 과정에서 폭력이 나타난다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경찰에서는 스마트워치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여성1366 및 임시숙소지원, 직장·주거지 순찰강화 등의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별의 고통을 성장으로 승화시키는 가장 간단하고 좋은 방법은 "미안해요. 고마워요"라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 해결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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