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Ⅰ), 6-3(Ⅱ), B, 1-3(Ⅲ)'.

위 숫자와 영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아시겠나요? 미국 전지훈련 중인 NC다이노스와 kt위즈가 지난 3일 치른 연습경기 중 일부 기록입니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이재학이 2회초 kt 타자들과 상대한 내용이지요.

위 내용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재학은 첫 타자 박기혁을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킵니다. 다음 타자 김연훈 역시 유격수 땅볼로 잡아냅니다. 발 빠른 타자 이대형에게는 볼넷을 내줘 출루를 허용합니다. 하지만 하준호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종료시킵니다.

프로야구는 전 경기를 TV로 중계해주기 때문에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인터넷으로 쉽게 경기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보다 더 빨리 경기 내용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야구기록지'를 확인하는 겁니다. 기록지만 보면 경기를 직접 보지 않아도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세세한 상황까지 기록돼 있어 경기 상황이 머리에 그려집니다. 연습경기나 자체 청백전과 같이 중계가 없는 경기에서 더욱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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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야구 취재를 담당하면서 야구기록법을 공부했습니다. 처음에는 뜻을 알 수 없는 알파벳과 숫자, 기호들에 머릿속이 아득해졌습니다. TV중계, 문자중계 등을 일일이 확인하며 서툴게 기록지를 썼습니다. 기록지 작성이 점점 익숙해지면서 재미가 붙었습니다. 이제는 취재를 떠나 기록지를 쓰는 일이 취미가 됐습니다.

야구팬 여러분께도 기록지를 작성해보시라고 권합니다. 저처럼 야구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 또 다른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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