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산] (6) 김해…더 많은 생명 품으려 높이 솟았구나

고대국가 가락국(금관가야·본가야)의 옛 도읍지 김해는 풍요의 땅이다. 대자연과 사람의 힘으로 함께 만들어낸 김해평야는 영남권 최대의 곡창지대로 경남에서 가장 너른 들판이다. 풍요의 상징인 너른 들녘이 있었기에 김해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가 시작되었다. 더불어 철기문화가 가장 융성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김해의 시작은 산이었다.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이 하늘에서 내려온 알에서 태어나 나라를 세웠다는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산이 바로 구지봉(龜旨峰)이다.

수로왕비 허황옥(許黃玉)과 그의 오빠 장유화상의 전설이 서린 발자취도 '김해의 3대 명산'으로 불리는 신어산과 무척산, 불모산에서 찾을 수 있다. 김해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무척산(無隻山·702m)은 다양한 형상의 바위와 산정호수, 흔들바위, 연리지 등이 유명하다. 은하사와 동림사를 품은 신어산은 그 이름만큼 수많은 전설과 신화를 간직한 산이다.

김해의 산은 사람과 들판을 품고 있다. 동·북·서쪽으로 발달한 산악 지형이 동남쪽으로 펼쳐진 광활한 김해평야를 에워싼 형국이다. 차디찬 바람을 산이 막아주고 낙동강의 마르지 않는 물, 쏟아지는 햇살 등 이보다 더 좋은 생명의 땅이 어디에 있을까.







직벽을 이룬 김해 무척산 탕건바위에서 바라본 전경. 생림면 들녘과 낙동강, 멀리 밀양 하남들판이 순서대로 다가온다.


/유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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