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에 시민들의 성금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기림상이 우뚝 섰다. 평화기림상은 군국주의로 치닫는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에 살아있는 우리나라 시민정신과 감추려고 해도 감출 수 없는 진실의 힘이 무엇인지 가르쳐 줄 것이고, 3·1절 의미를 국민 모두에게 되새겨 보게 할 것이다.

평화기림상이 더욱 애틋하게 여겨지는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 성금으로 세워졌기 때문이다. 평화기림상에 표현된 것처럼 진주시민은 일본의 사죄를 반드시 받아내어야 한다는 결의를 보여 주었다. 일본은 여전히 일제 만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아베 내각의 노골적인 우경화로 더욱 뻔뻔스러운 언행을 일삼고 있다. 그들은 그렇게 자국민은 속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인류보편적인 양심과 정의까지 속일 수는 없다. 우경화와 미국을 등에 업고 재무장을 위해 위안부 문제까지 이용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망치는 것일 뿐이다.

진주 시민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상처를 보듬고 세계적으로 전쟁 등으로 유린당하는 여성인권의 해방을 기림비에 상징적으로 담았다. 일본정부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일본과 외교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일본에도 휘둘리고 국민적인 반발을 초래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이중 삼중의 고통을 안겨 주었다. 실로 한 나라를 책임진 정부인가가 의심스러운 것이다.

진주를 시작으로 시민의 정성을 모은 기림비들이 전국에 가득 차기를 바란다. 국민의 피해를 눈감고 국가 이익이라는 미명 아래 상처받은 국민을 내팽개치는 정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할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있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일본에 휘둘리지 말고 위안부 피해 재협상을 선언해야 한다. 돈 줬으니 기림비도 없애고 죄 없다고 설치는 꼴을 더는 보아 줄 국민이 없다는 걸 명심하길 바란다. 박종훈 교육감은 축사에서 숙제라는 표현으로 기림비 세우기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민국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숙제가 있다. 일본이 진정으로 사과하도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 진주시민이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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