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인단체 활동가 참가자로부터 막말 들어
탄기국 측 "노란 리본 달고 태극기집회 장소 지나가면 악의적 행동" 궤변

보수단체 집회 현장을 지나던 지체장애인이 집회 참가자로부터 장애인 비하 발언을 들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오후 1시 30분부터 창원 마산합포구 오동동에서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경남본부(이하 탄기국) 주최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시민 등 1000여 명이 모였다.

오후 3시 30분쯤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 삼별초 소속 활동가인 지체장애인 6명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집회 현장 부근을 지나게 됐다. 이들은 인근에서 장애인 시설 관련 조사를 하던 중이었다.

남정우(48·지체장애 1급) 활동가는 많은 인파를 발견하고 오동동 문화광장 쪽으로 돌아가던 중 참가자로부터 막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군가 뒤에서 '병신 같은 것들이 왜 여기까지 왔노'라고 말하는 것을 똑똑히 들었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사과를 하라고 따지니 누구 덕분에 이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알라는 훈계가 돌아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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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오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행사 참석자들이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김구연 기자

그러면서 "결국 사과도 못 받고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모르고 돌아서야 했다"며 "휠체어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고 집회 참가자가 막말을 한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한 것은 누가 됐든 잘못한 것이라면서도 지체 장애인들이 마찰 원인을 일정 부분 제공했다는 입장이다.

경철수 탄기국 사무처장은 "많은 사람이 모여 이런 일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 누가 됐든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하면서 "하지만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 리본을 달고 태극기 집회 장소를 지나가는 것은 집회 참가자들을 자극하는 다분히 악의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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