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지사가 또다시 막말을 퍼부어 세간의 이목을 끌어냈다. 전형적인 노이즈 마케팅의 성과다.

이번에는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비아냥거려 파장이 심상치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뇌물을 받았다고 못 박아 허위사실을 유포했을 뿐만 아니라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하여 민주당은 물론 지지자들의 공분이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의 막말은 자유한국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창원을 방문해 회동한 직후에 나와 더 눈길을 끌었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황교안 권한대행 한 명에게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후보군을 넓혀야 할 처지다. 진작부터 대선을 겨냥해 강경 보수의 색깔을 들여온 홍 지사가 상품성이 있으니 공들일만하고, 2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홍 지사로서는 여기저기 군불을 땔만하다. 정황으로 볼 때 홍 지사의 발언은 충분히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2심 무죄판결 이후에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커 얼마 되지 않는 기간에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장 전파력이 큰 수법을 쓸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선두를 멀찌감치 달리고 있는 문 후보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강경 보수진영의 적개심을 자극해 집안표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려는 전술적 계산이 엿보인다. 이런 막말을 접하면 정치가 참 천하고 사람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나라에 대한 사명감이나 책임감은 고사하고 직업으로서 정치를 하는 데에도 최소한의 도덕과 예의, 품격은 지켜야 한다.

눈앞의 사익을 위해 거짓과 음모, 비방과 혐오의 칼날을 마음대로 휘두르다가는 결국 그 서슬에 목이 베이게 된다.

막말과 거짓은 정치만 해하는 게 아니다. 나의 입신을 위해서는 다른 이를 아무렇게나 해코지해도 출세만 하면 된다는 위정자들의 행태에 사회의 규범과 도덕질서가 뿌리 깊이부터 흔들리게 된다. 막말에 관해 홍 지사의 전과는 한두 번이 아니다. 정치하려면 수신부터 해가며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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