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트럭을 타고 나가려는데 유일한 출입로에 있는 도로가 마구잡이로 파헤쳐져 있어서 일을 할 수가 없었다." "공사장에서 마을과 연결된 배수로를 모두 마을 쪽으로만 해 놔서 폭우가 쏟아지면 위험할 수밖에 없다." "터널 폭파 공사로 주택 여기저기가 균열하는 피해뿐만 아니라 공사장을 오가는 대형 트럭 때문에 날림먼지가 발생하고 도로 파손이 심각하다."

하동읍과 사천 완사를 연결하는 국도 2호선 공사로 횡천면과 북천면 지역에서 발생하는 민원들이다. 공사를 시작한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집회를 통해서 반발하거나 언론에서 여러 차례 공사에 따른 피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민원이 심각해지자 하동군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려 민원 해결에 나섰지만, 피해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군의 해결 의지는 상당히 낮다.

"하동군 TF팀은 유명무실하다.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민원을 넣으면 공사 구간이 아니므로 나 몰라라 하고, 군에 민원을 제기하면 우리하고 상관없다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떠넘긴다. 서로 책임을 미룬다."

이 때문에 피해 지역 주민들은 군과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민원이 끊임없기 반복되는 데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공사업체가 가장 큰 문제다. 민원이 뻔히 우려되는데도 공사에만 몰두하고 민원이 발생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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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감독을 맡은 부산국토관리청도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하동군 행정도 그 연장선에 있는 듯하다. 공사에 앞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관계당국이나 공사업체의 적극적인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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