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말과 달리 아직 우파 득세
유럽 국가들 극좌파 정권 형성

탄핵정국 속에서 눈에 띄는 현상이 있다. 객관적 사실을 내세우지도 옳고 그름을 따지지도 않고 좌파니 좌익이니 하면서 상대방을 비판하고 자신을 정당화하는 언행들이 그러하다.

이런 참에 유럽, 남미 등 전 세계적으로 좌파가 몰락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좌파가 득세하고 있다는 비록 개인 페이스북 발언이긴 하나 경남도지사의 최근 글이 손에 가시처럼 걸린다.

유럽에서 좌파가 몰락하고 있는 게 아니라 그동안 권력을 잡아왔던 제도화된 좌파들이 더는 유럽 나라의 문제들과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지 못해 그에 따른 결과로 정치판에서 극우파가 세력을 얻고 동시에 극좌파도 세력을 얻어가는 상황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는 한국에선 빨갱이로 몰리는 사회주의자들이 모인 사회당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고 오스트리아는 지난 12월 대선에서 극우파를 제치고 녹색당 대표 출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또 그리스는 기존 좌파정당이 세를 잃고 역으로 극좌파에 해당하는 시리자 정당이 급부상하고 스페인도 포데모스라는 극좌정당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포르투갈도 좌파가 공산당 등 극좌파들과 좌파연대를 구성해 우파 정부를 제치고 정권을 잡는 데 성공했다. 한국만 좌파가 득세한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19개국 유럽연합의 집행부에 해당하는 유럽위원회는 사회·경제적 부정의를 없애고자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들은 시민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국가부채의 수준으로 보아도 한국 부채율의 몇 배나 되는 유럽연합인데 유럽위원회는 지난 1월 유로를 단일화폐로 사용하는 유로존에 속한 국가들은 기본소득을 복지정책으로 시행할 의지를 표명했고 곧 구체적 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남도지사가 한국 좌파들의 무분별한 복지정책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에, 유럽위원회는 시민에게 돈을 공짜로 나누어주는 기본소득 복지정책을 시행하려고 하니 좌파 때문에 국가부채로 유럽이 망하지 않고 버티는 게 신기한 것이다. 때론 극좌파 중에는 심지어 기본소득이 신자유주의 무기라고 비판하는 이도 있다.

유럽연합의 기본소득 복지정책은 향후 실현될 가능성이 클 것 같다. 그리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부채 이유는 복지 과다 때문이 아니라 유럽중앙은행과 민간은행가들이 지배하는 현 금융통화시스템의 결함 때문이라는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리스는 국가부채를 일부분 탕감받았는데, 이는 유럽연합이 빚의 탕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사회경제적, 정치적 배경 탓이다.

그런데 문제는 기본소득이 대세가 되는 유럽연합의 상황을 보면서, 기본소득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고 정치권은 크게 관심도 없고 복지라면 좌파정책이라고 국가부채로 나라가 망한다고 비난하는 한국정치 특히 경남지역정치의 상황은 한국만 좌파가 득세한다는 주장을 객관성이 없게 만든다.

김수한.jpg

결국, 한국만 좌파가 득세를 한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유럽은 좌파를 넘어 극좌파가 득세하는 현실인데 말이다. 오히려 한국사회는 진정한 좌파세력이 득세하지 못해 국가가 대란의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가. 아쉽지만 도지사의 말과는 정반대로 아직 한국은 좌파세력이 득세하지 않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