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화포천 이동 중 머무른 듯

해마다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 황새(J0051) '봉순이'(사진)가 남강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인식 우포자연학교장은 지난 26일 낮 12시 30분에 함안군 대산면 악양루 인근 남강에 있는 봉순이를 발견했다. 사진에 찍힌 황새 왼쪽 다리에는 위에서부터 빨강, 검정, 노란색 순으로 된 가락지가 있어 봉순이로 확인됐다. 오른쪽 다리 금속재질 가락지에는 황새 정보가 있는데 봉순이 번호는 'J0051'이다.

지난 2014년부터 우리나라를 찾아온 봉순이가 김해 화포천이나 하동, 순천, 충남 서산 등에서는 발견됐지만 남강에 머무는 모습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봉순이가 머문 곳은 쉼터나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모래톱이 있어 고니 등도 월동하고 있다.

이 교장은 "철새 촬영을 위해 남강변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황새를 발견해 촬영했다"면서 "풀을 베러 온 사람들 소리에 날아간 뒤로 27일 다시 현장을 가봤는데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철새 전문가들은 봉순이가 김해 화포천으로 이동하던 길에 남강에서 머문 것으로 추측했다. 이 교장은 "지난해 10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사라졌다가 10월 말 하동을 거쳐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황새 10여 마리가 함께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며 "그저께 서산에서 안 보인다고 연락이 왔는데 우연히 남강을 지나가다 봉순이를 만났다. 김해 화포천으로 가다 남강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남도람사르환경재단 이찬우 과장은 "사진을 봤는데 봉순이가 맞다"며 "지금까지 이동 경로에 비춰보면 3월쯤 김해 화포천에서 봉순이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봉순이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7월, 2015년과 이듬해 4월 초에 3~4일 화포천에 머물렀다. 이 교장은 "봉순이가 번식할 때가 됐기 때문에 좋은 유전자를 찾으러 다니는 것도 같다"고 말했다.

봉순이는 황새 복원사업을 진행한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에서 지난 2012년 태어났으며, 2014년 김해 화포천에서 발견되면서 '봉순이'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봉순이 이동경로를 보면 도요오카시에서 남쪽으로 날아갔다 한반도로 건너와 12월부터 2월까지 서해안을 따라 충남 서산까지 움직인다. 그러다 김해 화포천에서 3~4월까지 머물다 다시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거나 일본으로 돌아가 여름을 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멸종위기종인 황새는 천연기념물(199호)로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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