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일로 정한 날이다. 소송 당사자인 국회 소추위원들이나 대통령 대리인들이 변론을 마감한 후 달리 변수가 없는 한 최종 평결을 위한 평의 활동에 들어감으로써 사실상 탄핵 초읽기가 시작될 것이다. 운명의 카운트다운이 예고되기 직전의 긴장감이 감돌면서 촛불이나 태극기 집회 세대결 국면이 최고조에 오를 전망이다. 헌재가 못박은 것과 같이 오늘 아무 차질없이 변론을 끝내고 일정에 따라 3월초 인용이든 기각이든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대리인단의 막말 파장에 이어 헌재 흔들기로 순탄하게 진행될지 의구심이 들지만 그럼에도 탄핵심판이 조기에 내려져야 혼돈과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

지금까지 소추위원들과 대리인단이 최선을 다해 법리다툼을 벌여왔는지에 대한 확신에는 문제가 없지 않다. 왜냐하면 본질을 제쳐두고 정치적 논란에 치우침으로써 핵심이 퇴색되는 좋지 않은 기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막바지에 이르러 극단적이고도 원색적인 막말이 쏟아졌을뿐 아니라 불복종하자는 저항 외침까지 가세했다. 진영 이익주의에 매몰된 나머지 자기 주장만을 고집한다면 대화는 단절되고 합의는 깨진다. 사회공동체가 받아야할 상처가 예사롭지않다. 정말 겁나고 우려되는 상황이 아니겠는가. 주의주장을 펴는 것을 말릴 재간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게 법질서를 뛰어넘어 무질서로 치닫는다면 사회공동선은 순식간에 허물어지고 말 것이다. 조심하고 근신해서 파국지경까지 가는 것은 막아야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위기 국면을 극복하는 마음가짐은 인내심을 갖되 마음을 비우는 일이다. 그동안 직접 관계자들은 전력을 다해 맡은바 역할에 충실했다. 시민들은 다른 견해를 가진 이들끼리 편을 이뤄 대치했으나 나름대로 질서정연하게 양립하는 지혜를 발휘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이제 얼마남지않았다. 헌재가 결론을 내리기까지 법정의를 훼손하는 어떤 책동도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탄핵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탄핵 후의 정치적 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과 질서가 존중돼야 한다. 경계하고 또 경계해도 모자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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