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아재파탈'열풍, 캐주얼 정장 매출 늘어
드라마·1인 가구 영향

아버지뻘도, 형도 아닌 어중간한 나이의 남성, 아재.

X세대(1990년대 중·후반 대학을 다녔거나 갓 20살이던 세대)를 주축으로 등장한 이들은 이전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을 위해 꾸미고 투자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와 아재 개그로 유머러스하게 소통하는 이들은 패션업계의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에서도 오빠패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이른바 '아재파탈(아재와 옴파탈의 합성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간 패션업계에서 비주류로 꼽히던 중년남성이 아웃도어에서 캐주얼 정장으로 소비패턴을 바꾸고 있다.

경남 유통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간 남성의류에서는 정통 정장보다 캐주얼 정장이 강세였다. ㄱ 백화점은 전년보다 캐주얼 정장 매출이 15% 신장했고 ㄴ 백화점도 10% 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ㄷ 백화점도 지난해 1월과 올 1월을 비교하면 남성복은 1500만 원 더 팔렸다. 도내 백화점 중 한 곳 정도가 캐주얼 정장 매출이 전년보다 13.5% 줄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아재들'의 패션 매출이 급증한 것은 각종 매체에서 30~40대 남성 배우가 최고 전성기를 누리는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ㄱ 백화점은 드라마 <도깨비>와 <월계수양복점>이 한창 인기를 얻던 지난해 12월 일반 정장보다 캐주얼 정장이 8% 더 팔렸다.

아재들의 통 큰 소비는 백화점 업계 남성 패션관에도 활기를 주고 있다.

ㄱ 백화점 관계자는 "작년 12월에는 정통 정장보다 캐주얼 정장이 매출이 8% 더 나오는 등 전년보다 매출 상승 폭이 컸다"고 전했다.

23일 남성복 매장을 찾은 김민규(39·창원시 성산구) 씨는 "배도 나오고 하지만 아저씨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정통 정장보다는 젊은이가 주로 입던 캐주얼 정장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아재파탈에 대한 관심 증가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박아현(40·창원시 성산구) 씨는 "배우 조진웅을 보고 남편을 저렇게 입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돼 지난해부터 젊은 사람들이 입는 브랜드로 사고 있다"고 전했다.

아재 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롯데백화점 창원점은 봄 개편을 맞아 5층에 새로운 캐주얼 정장 매장을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중년남성의 구매력을 키운 것은 1인 가구 비중 증가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 비중은 27%로 2000년 16%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특히 40대 후반과 50대 초반이 전 연령대 중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빠르게 높아진 세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중년층 1인 가구 증가율은 40대 190%, 50대 250%로, 60대 이상 120%, 20대 75%와 30대 130%보다 훨씬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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