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항 일대 잇따른 공사로 진동면 개최 논의…상인회 관계자 동의했지만 상인·주민 반발 가시화

창원의 대표적인 축제 중 하나인 '가고파 국화 축제' 개최 장소 선정을 놓고 갈등이 표출할 조짐이다.

창원시를 비롯해 창동, 오동동, 어시장상인회 등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창원시는 2017년 가고파 국화 축제 개최지로 '진동(유적지)'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고파 국화축제는 마산종합운동장에서 시작돼 지난 2003년부터 2009년까지 돝섬에서 열렸다. 이후 서항부두로 장소를 옮겨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개최됐다.

지난해 국화축제가 끝난 후 서항부두 일대에서는 친수공원 조성 공사가 시작됐고, 가고파 국화 축제 장소는 또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진동 개최설'이 유력하게 부상한 것이다.

창동, 오동동상인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창원시 관광문화국 관계자와 상인회 관계자가 지난달 말께 만나 가고파 국화축제 개최지 문제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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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가고파 국화축제장 전경./경남도민일보DB

이 자리에서 창원시 측은 '국화 축제 진동 개최'를 기정사실화 하면서 '예산 70%는 진동에, 30%는 창동·오동동에 배정해 축제를 열 계획'임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상인회 측은 동의 의사를 표했다.

하지만, 어시장 상인과 신마산 일대 주민의 반발 움직임이 가시화하면서 창동, 오동동 상인회 측에서도 분산 개최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진동 유적지 일대에서 국화축제를 열게 되면, 상권 활성화 도움이 미미할뿐더러 머물고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없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진동에 잠시 들렀다가 통영으로 케이블카 타러 가게 되는 동선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허선도 창원시 문화예술과장은 "국화 축제 진동 개최는 확정된 게 아니고, 대체 장소를 찾고 찾다가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진동유적지 일원이 그나마 적지로 떠올라 문화재청과 협의 중인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어시장 상인 사이에서는 반발이 일고 있다. 박찬희 어시장 활어조합 이사장은 "총회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 당장 머리띠 매고 시위하러 가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누가 봐도 진동 개최는 말이 안 되지 않으냐"고 반응했다. 그러면서 박 이사장은 "예전처럼 돝섬에서 개최하면 어시장이나 오동동, 창동으로 오는 관광객이 많을 것이고, 체류형 축제로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창원시 관계자는 "돝섬에서 국화축제를 열게 되면 배로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게 어려울 수 있고, 주변에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며 돝섬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또한, 진동이 지역구인 김이근 창원시의원은 "현재로서는 진동 말고는 적지가 없다. 국화 축제 진동 개최를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나타내는 등 국화 축제 개최지를 둘러싼 갈등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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