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 조문…참여정부·정치권 인사들도 줄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 박덕남 여사 빈소에 야권 대권주자들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행렬이 이틀째 이어졌다.

대권주자들의 연이은 조문은 친노(친노무현) 진영 표심은 물론 대선 승부처인 부산·경남(PK)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당내 대선 경선을 앞두고 친노 표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늦은 시각 먼 거리를 마다않고 달려온 것이나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인만 보내려다 같이 온 것은 그만큼 친노 성향 선거인단 표심을 강하게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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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날 빈소를 찾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보수표 확장도 중요하지만, 진보ㆍ보수 를 아우르는 모습를 보이려는 의도로 읽혔다.

노 전 대통령의 '적자'로 불리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는 25일 밤 10시를 전후해 권양숙 여사를 각각 조문했다. 두 사람은 5분 간격을 두고 엇갈려 '빈소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안 지사는 전북 전주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오후 9시 35분께 부인 민주원 씨와 함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 있는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여사님 혼자 남으셔서 위로해 드리려고 방문했다"며 "돌아가신 할머님께 좋은 곳에 가시길 기도드렸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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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출마 이후 봉하마을 방문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굳이 그런 건 아니다. 전국을 다녀야 하니 일부러 안 온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했던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가 빈소를 떠난 지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도착했다.

부인 김정숙 씨와 함께 조문을 한 문 전 대표는 "여사님께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고 말했다.

안 지사와 만남이 불발로 끝난 데 대해서는 "빨리 오느라 왔는데 못 만났다. 자연스럽게 여기서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라고 답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이날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오후 9시께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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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모친을 잃어) 가슴 아프실 분이기 때문에 잘 모시라는 말씀 외에는 유족에게 특별히 드린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4시 35분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서울에서 청년기업가와 만난 후 빈소를 찾았다.

문상을 마친 안 전 대표는 취재진에 "당연히 와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권 여사께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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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수층 공략에 애쓰는데 빈소 방문이 다소 의외라는 지적에 대해 "정치보다 나라 살리기가 저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진보층, 보수층을 나눠서 공략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들 대선주자들을 맞아 권 여사는 "힘들 텐데 와줘서 고맙다"며 반기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빈소에는 정치권과 참여정부 인사들 발길도 이어졌다.

현역 국회의원으로는 문희상·김부겸·원혜영·유승희·김병관 민주당 의원, 김재경 바른정당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조문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유인태·이용섭·이미경 전 의원도 빈소를 찾았다.

이정우 전 청와대 정책실장,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윤광웅 전 국방장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역시 빈소를 찾았다.

지난 24일에는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마지막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 의원, 김세옥·염상국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이 일찌감치 빈소를 찾았다.

노 전 대통령 친형인 건평 씨 부부도 사돈어른의 별세 소식을 듣고 조문했다.

노무현 재단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과 민홍철 국회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찾아 애도를 표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조화를 보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근조기를 보냈다.

빈소에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의 주영훈 전 청와대 경호본부장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노무현 재단,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관계자 등이 조문객을 맞았다.

박덕남 여사는 지난 24일 오전 7시 18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새 사저에서 노환으로 숨졌다.

박 여사는 노 전 대통령 서거 뒤 무렵부터 봉하마을에서 권 여사와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권 여사를 포함해 자녀인 창좌·진애·기문 씨가 있다.

상주는 권 여사 남동생인 기문 씨가 맡는다.

발인은 26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선영이다.

진전면은 권 여사 가족이 봉하마을로 이사 오기 전 살던 곳이다.

/연합뉴스 지성호 이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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